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비디오 > 비디오 카페
다양하게 보자고요!
2001-11-01

비디오카페

일본영화가 개방되면 마치 국내영화계가 전멸할 것처럼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직까지 별일이 없다. 하긴, 세상이 그렇게 쉽게 변하나? 몇차에 나누어 개방한데다 그 기준이 엄격한 탓인지 국내에 들어온 일본영화들이 그리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대여점에서도 훤히 보인다.

칸영화제 수상작 <우나기>부터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된 일본영화는 <링> <춤추는 대수사선> <러브 레터> 등 폭발하는 듯하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후속작들이 없다. <생일선물> <으랏차차 스모부> 등의 작은 영화들이 흥행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 거두자, 달아오르려던 열기는 곧 사그라들고 말았다. 그래도 극장에서 개봉했는지도 모르게 출시되는 일본영화들이 꽤 있다. <여우령> <카오스> <사국> <소용돌이> <오시키리> <천리안> <유리의 뇌> 등.

오늘은 하도 심심해서 과연 이 영화들이 얼마나 대여되었을까 하고 각 영화당 대여횟수를 눌러보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카오스> 14회, <케이조쿠> 8회, <천리안> 11회, <유리의 뇌> 7회, 이토 준지 만화 원작의 <오시키리>는 단 3회뿐이다. 이 비디오들을 구입할 때의 비용이 2만7500원이니까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적어도 1만, 2만원 이상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요즘 잘 나가는 <에너미 엣 더 게이트>나 <늑대의 후예들>은 20개 이상 꽂혀 있어도 테이프당 30회 이상 대여되는 것이 기본인데 말이다.

‘영화의 다양성’을 주장하며, 나만 열심히 들여놓으면 무엇 하나? 고객이 다양하게 영화를 안 보는걸?

이주현/ 비디오카페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