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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둘러싼 네 가지 사연 <매뉴얼 오브 러브>
최하나 2008-02-13

결혼, 섹스, 임신 등 사랑을 둘러싼 네 가지 사연

사랑에 관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는 이탈리아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 <매뉴얼 오브 러브>는 DJ 풀비오(클라우디오 비시오)가 전하는 4개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펼쳐놓는다. 첫 번째 에피소드 ‘에로스’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니콜라(리카르도 스카마르시오)가 매혹적인 물리치료사 루시아(모니카 벨루치)와의 관계를 은밀하게 욕망하는 이야기이고, 두 번째 에피소드 ‘임신’은 불임부부 마뉴엘라(바보라 보불로바)와 프랑코(파비오 볼로)가 스페인으로 날아가 임신에 성공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그린다. 엄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성사시키고자 하는 게이 커플의 분투가 뒤를 잇고,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남자가 젊은 미혼모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마지막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시나리오작가 출신의 지오바니 베로네시 감독은 2005년 각본과 연출을 겸임한 <매뉴얼 오브 러브>가 이탈리아의 오스카 격인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얻었다. 이번에 개봉하는 <매뉴얼 오브 러브>는 정확히 말해 2005년 작품이 아닌, 그 속편 격인 <매뉴얼 오브 러브2>다. 4개의 이야기가 정확한 구심점을 찾지 못하는 느낌이지만, 다소 황망한 남성 판타지인 ‘에로스’를 제외한다면 영화는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경쾌하고 즐거운 소동극이다. 모니카 벨루치에게 몸매를 과시하는 것 말고 딱히 주어진 역할이 없다는 점이 아무래도 아쉽지만, 호르몬에 휘둘리는 중년 여성을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연기한 바보라 보불로바에게는 발견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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