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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고 쫓기는 전직 경찰과 연쇄살인마 <추격자>
주성철 2008-02-13

실시간으로 꼬박 밤을 새우며 쫓고 쫓기는 전직 경찰과 연쇄살인마

출장안마 포주를 하고 있는 전직 형사 중호(김윤석)는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잇따라 사라지는 일을 겪는다. 그러다 가장 최근에 일을 나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와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알아낸다. 하지만 망원동 근처로 떠난 미진마저도 연락이 두절되고, 미진을 찾아 나선 중호는 우연히 옷에 피가 묻은 영민(하정우)과 마주친다. 영민이 범인임을 직감하고 추격 끝에 그를 붙잡지만, 실종된 여자들을 모두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담담히 털어놓는 영민에 의해 경찰서는 발칵 뒤집어진다. 공 세우기에만 혈안이 된 경찰은 미진의 생사보다는 증거 찾기에만 급급하고, 미진이 살아 있다고 믿는 단 한 사람 중호만이 미진을 찾아 나선다.

올해 처음으로 주목해야 할 신인감독 한명이 등장했다. <추격자>는 단편 <완벽한 도미요리>와 <>으로 주목받은 나홍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대담하게도 ‘한국판 <24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밤을 꼬박 새우며 벌어지는 전직 경찰과 연쇄살인마의 끈질긴 추격전을 담아냈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부지런함으로 밤장면과 비장면이 대부분인 이 스릴러를 빈틈없이 완성했다. 무능한 경찰을 희화화하는 가운데 거의 야생동물처럼 연기하는 ‘악질 경찰’ 김윤석과 대사나 제스처 하나하나 섬뜩한 연쇄살인마 하정우 역시 모처럼 캐릭터의 쾌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더불어 <공공의 적>과 <살인의 추억>이 그러했던 것처럼 장르영화의 규범이 한국적 상황과 거칠게 맞닥뜨리는 묘한 쾌감도 놓칠 수 없다. 캐릭터의 힘도 세지만 전진할수록 뒷심이 달리지 않으면서 심지어 독창적이기까지 하다. 나홍진 감독이야말로 한국 영화계의 여러 선배들을 바짝 뒤쫓는 추격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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