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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의 피 흥건한 무용담 <람보4: 라스트블러드>
문석 2008-02-27

‘제대’ 말년 람보의 무자비한 액션

20년 만에 돌아온 람보는, 여전히 람보다. 레이건 시대를 극명하게 상징하는 ‘하드보디’ 람보는 변한 게 없다. 그 20년 사이 ‘쏘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이 몰락했고 냉전시대도 종식됐으며 두명의 부시와 두명의 클린턴이 권좌를 오르락거리고 있건만 이 고독한 살인기계만큼은 본성을 버리지 못했다.

<람보4: 라스트 블러드>의 전장은 버마(미얀마)다. 타이에서 코브라나 잡으며 비루하게 살고 있던 존 람보(실베스터 스탤론)는 버마에서 의료봉사를 하려는 미국 선교단체 소속원들을 태우게 된다.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이들은 악마 같은 버마 군부에 붙들리게 되고, 이들을 구하기 위한 용병들이 파견된다. 람보는 용병들을 태우고 다시 버마로 들어가 전장에 뛰어든다.

알다시피 람보 시리즈에서 이야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람보가 전장에 뛰어드는 것은 표면적으로 봉사단원 사라(줄리 벤즈)에 대한 연정 때문이지만, 일단 그가 군용칼과 기관총을 잡은 이상 관심의 초점은 인면수심의 존재로 묘사되는 버마 군인들을 몇명이나, 어떤 방법으로 죽이냐 하는 것뿐이다. 이 와중에 정치적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은 분식집에서 푸아그라를 주문하는 것만큼 무망한 짓이다. <람보4…>는 액션영화보다 고어영화이기를 선언한듯, 람보의 피 흥건한 무용담을 뻔뻔하게 늘어놓는다. 그나마 딱 하나의 위안은 람보가 북한까지는 정복하지 않은 채 ‘제대’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물론, “람보디세이(람보+오디세이)는 정말 끝날 수 있을까?”라는 평론가 짐 호버먼의 걱정처럼 그가 전장에 또다시 복귀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록키 발보아와 <클리프행어>의 게이브가 그렇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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