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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성취 세계 여행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최하나 2008-04-09

죽음을 앞둔 두 노인의 소원 성취 세계 여행

자동차 정비사로 평생을 일해온 카터(모건 프리먼)는 갑작스레 암 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한다. 죽음이 임박했음을 직감한 그는 대학 신입생 시절 철학 교수의 가르침을 떠올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의 목록인 ‘버킷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한다. 한편 역시 암 선고를 받은 재벌 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콜슨)는 ‘병원은 스파가 아니기 때문에 예외없이 2인1실’이라는 본인의 인색한 경영 원칙에 발목이 붙들려 카터와 한 병실을 쓰게 된다. 처음엔 닮은 것 없이 충돌하던 두 남자는 투병의 아픔을 공유하며 서서히 우정을 쌓아올리고, 종내는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겠노라 병원을 뛰쳐나간다.

죽음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해놓고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한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은 이를테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마주하는 깨달음을 전하고자 하는 영화다. 하지만 그들 생애 마지막 여행은 전용기를 이용한 초호화 세계 일주다. 여행사 CF를 찍듯이 세렝게티 초원, 타지마할, 만리장성, 이집트 피라미드를 숨가쁘게 순회하는 여정은 지극히 피상적이고, 실컷 호사를 누리다가 갑작스레 가족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결말은 억지스럽다. 한때 <스탠 바이 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을 내놓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실망스런 롭 라이너 감독은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라는 캐스팅이 무색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침착하고 현명한 혹은 퉁명스럽고 거만한 특유의 캐릭터를 반복하는 프리먼과 니콜슨은 능숙한 만큼이나 익숙하지만, 미드로 익힌 얼굴들이 조연으로 등장해 반가움을 준다. <넘버스>의 주인공 형제 중 형을 맡았던 롭 모로가 까칠한 의사로, <윌 앤 그레이스>에서 호들갑스런 게이로 분했던 숀 헤이스가 알아채기 힘들 만큼 차분한 비서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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