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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광우병 계몽

“광우병에 걸려 있다 하더라도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절대 안전합니다. 한국인들이 잘 해먹는 우족탕, 꼬리곰탕 이런 것들도 역시 모두 안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말이다. 한국에서 광우병은 어느새 감기보다 못한 병이 되었다. 이게 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무지몽매한 국민을 대상으로 열심히 펼친 계몽활동 덕분이다. 광우병 괴담을 물리친 한국은 광우병 공포에서 해방되어 이제 세계에서 가장 개명한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나아가 한국이 세계를 계몽할 때다.

일차 대상국은 독일. “독일 식품위험평가원은 지난 2004년 미국 축산업시장에 대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축산업이 유럽의 안전기준에 현저히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광우병 대책에 대해 광우병 감염 차단 노력과 감염 이후의 통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소를 사육하고 도살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관리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축산물 관리체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연합> 2008년 5월4일자) 세상에, 아직도 이런 미개인들이 남아 있다. 누구의 선동일까?

다음은 일본이다. 우리를 계몽시키려 들었던 그들에게 이제 복수를 해줄 때가 왔다. “일본 총리실 산하 식품안전성위원회 혼마 세이이치(本間淸一) 위원은 ‘세계적으로 볼 때 20개월 미만의 소에서는 광우병이 발견된 적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그래서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 이상의 연령에서는 동물성 사료의 사용 등으로 인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연합> 보도자료 2008년 5월6일자) 일본, 아직도 이 수준이다. 45억분의 1의 확률에 벌벌 떤다. 누구의 선동일까?

한국이 계몽시켜야 할 무지몽매한 나라가 또 있으니, 바로 미국이다. 주미 EU 대사의 말을 들어보자.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은 광우병(BSE)이 발생한 국가에서 생산한 쇠고기라 하더라도 30개월 미만의 뼈를 발라낸 살코기는 자유로운 교역을 허용해야 한다고 돼 있으나, 미국은 EU산 쇠고기의 수입을 막고 있다.”(<경향신문> 2008년 1월30일자) 공포는 무지에서 나오는 법. 한국은 동맹인 미국을 무지에서 구원해야 한다. 공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그깟 광우병이 무서워 수입을 막는단 말인가? 근데 이건 또 누구의 선동일까?

보수언론에 따르면 한국에서 광우병 괴담은 좌익들이 퍼뜨린 것이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그 말을 믿었는데, 좀더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앞의 예로 보아 광우병 괴담은 가히 전세계적 현상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빌빌거리는 좌익이 저렇게 세계적 규모로 괴담을 퍼뜨릴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한국의 좌익은 영어 몰입 교육을 못 받은 30~40대에 몰려 있다. 영어도 못하는 이들이 어떻게 저렇게 거대한 규모로 괴담을 퍼뜨릴 수 있단 말인가.

따라서 그 배후에는 좀더 국제적인 조직이 있다고 판단하는 게 옳을 게다. 내 생각에 저런 국제적 규모의 괴담을 퍼뜨려, 전세계를 광우병 공포에 몰아놓을 수 있는 조직은 프리메이슨밖에 없다. 여기서 조국 대한민국은 벅차게도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세계사적 사명을 떠안게 된다. 전세계에서 제일 먼저 광우병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괴담을 분쇄한 한국의 경험이 나아가 전 인류를 공포에서 해방시켜, 개명으로 이끄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역사적 사명의 선봉에 선 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 듣자하니 그가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부시 대통령이 쇠고기는 30개월 미만의 것만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우리 대통령이 계몽시켰다. 동맹국 정상을 광우병의 공포에서 해방시킨 것이야말로 이번 방미의 최대 성과가 아닐까? “미국쪽이 만찬 메뉴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준비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이왕이면 32개월짜리 몬태나산 쇠고기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중앙일보> 2008년 5월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