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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의 아시아 호러영화 리메이크작 <디 아이>
주성철 2008-06-04

리메이크 테크닉 ★★ 제시카 알바 노출지수 ★★ 제시카 알바 안구건조 지수 ★★★★

또 한편의 아시아 호러영화 리메이크작이다. 그렇게 ‘일본’ 나카다 히데오의 <링>(1998)과 ‘타이/홍콩’ 팡 브러더스의 <디 아이>(2002)로 대표되는 아시아산(産) 호러영화의 대표작들이 차례로 모두 리메이크됐다.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더 링>(2002)과 마찬가지로 <디 아이> 역시 원혼을 찾아 떠난 여행이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회로>(2001)를 리메이크한 <펄스>(2006), 미이케 다카시의 <착신아리>(2004)를 리메이크한 <원 미스드 콜>(2007)까지 더하면, 주로 일본 원작이 사랑받고 있는 이 호러 리메이크의 세계는 원작보다 한참 낮은 평가에 시달렸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디 아이> 역시 딱히 그런 비평적 흐름에서 벗어나 보이진 않는다.

어린 시절 사고로 시력을 잃은 바이올리니스트 시드니 웰스(제시카 알바)는 각막 이식 수술을 받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일 뿐이지만 힘겨운 적응 기간을 이겨내며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오려 한다. 그런데 점차 시력을 회복해가면서 이상한 형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눈에 죽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시드니는 생활공간 곳곳에서 마주치는 ‘그들’로 인해 악몽과도 같은 나날을 보낸다. 이식수술 뒤 기증자의 성격과 습성까지 전이되는 ‘셀룰러 메모리’라는 이상반응 현상을 의심하고 결국 어렵사리 알아낸 기증자를 찾아 멕시코로 떠난다.

<디 아이>는 원작의 여러 요소들을 최대한 반영하는 선에서 완성됐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차이점은 원작의 이심결과 비교해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가 지닌 캐릭터다. 공포효과를 노리는 몇몇 장면들보다 짧게 속옷을 갈아입거나 실루엣으로 비치는 그녀의 샤워장면이 오히려 더 큰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제작진이 미리 염두에 뒀어야 할 부분들이다. <>(2006)의 듀오 감독 데이비드 모로와 자비에 팔뤼는 전작의 일말의 장점들을 살려내는 데 힘에 부쳐 보이고, 몇몇 호러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 세바스찬 구티에레즈 역시 할리우드적인 휴머니티를 덧칠하는 것 외에 호러장르 고유의 색깔을 더하는 데는 인색하다. 그럼에도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가 전혀 다른 얼굴로 보일 때의 느낌은 꽤 스산하다. 원작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꽤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tip/홍콩영화계와 걸쳐 있다는 점에서 <디 아이>를 완전히 타이영화라 칭할 수는 없지만, 타이 출신의 팡 브러더스를 할리우드로 이끈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산 공포영화들 안에서 2인자를 꼽는다면 바로 타이 공포영화들이다. 타이 영화사 GTH가 나란히 제작한 <셔터>(2004)와 <샴>(2007) 역시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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