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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 액션미학의 결정체 <도화선>
주성철 2008-06-11

견자단 액션강도 지수 ★★★★★ 배우 위험수당 지수 ★★★★ 엽위신 입김 지수 ★★

견자단은 엽위신 감독과 함께했던 <살파랑>(2005), <용호문>(2006), <도화선>(2007) 3부작을 거치며 확고한 ‘액션 지존’의 자리에 올라섰다. 성룡이 당계례 감독과 함께, 주성치가 유진위나 이력지 감독과 함께하면서도 늘 자신의 스타일대로 ‘성룡 영화’와 ‘주성치 영화’를 만들었듯 견자단 역시도 홍콩영화계에서 자기만의 견고한 브랜드를 만들었다. 더불어 성룡이 다른 형사들에서도 종종 <폴리스 스토리> 시절의 ‘진 형사’라는 애칭을 그대로 사용했던 것처럼, 견자단 역시 <살파랑>에 이어 <도화선>에서도 ‘마 형사’로 등장한다. 견자단이 종종 여러 인터뷰에서, 실제 자신도 무던히 많이 출연했던 사극무협영화들보다 ‘현대경찰영화’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에 비춰봐도 <살파랑>과 <도화선>은 그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진 영화들이다. 그래서 액션의 난이도와 강도는 물론 창의적 동작 설계에서도 두 영화는 견자단 개인의 최고 지점이자 현재 홍콩 액션영화계의 최고 지점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 건너온 토니 형제는 홍콩 암흑가에서 잔인한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며 그 입지를 넓혀나간다. 거의 사이코에 가까운 첫째(여랑위)와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막내(석행우) 사이에서 둘째(예성)가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한다. 마 형사(견자단)는 토니 형제를 검거하기 위해 파트너 윌슨(고천락)을 그 조직에 스파이로 위장 투입시킨다. 그는 범인 검거를 위해서라면 폭력도 마다않는 열혈 형사다. 하지만 토니가 그 정체를 눈치채면서 그의 애인 주디(판빙빙)까지 위험에 처한다. 게다가 토니 형제가 증인은 물론 경찰들까지 무자비하게 살해하자, 분노한 마 형사는 그들의 아지트로 찾아가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견자단과 엽위신의 색깔이 정확하게 반반씩 녹아 있던 <살파랑>과 비교하자면, 견자단이 이전 두 영화와 달리 직접 제작에도 참여한 <도화선>은 견자단의 원맨쇼에 가깝다. 바꿔 말해 각본의 응집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 있는 건 거의 실험영화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액션의 연쇄작용이다. 과거 역시 그가 직접 제작에 나섰던 <전랑전설>(1997) 때처럼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펼쳐지는 액션신들을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말 그대로 서서도(스탠딩) 누워서도(그라운드) 싸우는 ‘종합 격투기’ MMA(Mixed Martial Arts) 스타일을 지향하는 <도화선>은 사실상 이소룡의 절권도처럼 늘 퓨전, 변칙 격투기를 추구했던 견자단 액션미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의 ‘제이드 장군’ 예성, <쿵푸허슬>에서 십이로담퇴를 구사하던 ‘짐꾼’ 석행우라는 당대 고수들을 자신의 상대역으로 끌어들인 것도 다 자신을 ‘받쳐줄’ 만한 사람을 찾고 찾은 결과다. 특히 온몸을 무기 삼아 짐승처럼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견자단과 예성의 라스트 격투신은 단연 압권이자 올해의 액션신이다.

tip/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마시라.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마치 성룡 영화의 마지막처럼 NG장면과 스턴트팀의 고된 트레이닝 장면을 보여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견자단의 자존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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