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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해 분투하는 아빠의 고생담 <요절복통 프레드의 사랑찾기>
강병진 2008-07-09

공익성 지수 ★★★★☆ 요절복통 지수 ★★★ 싱글맘과 연애하고픈 지수 ☆

남편이 있는 여자보다 아이가 있는 여자와의 결혼이 더 힘들다. 건설노동자인 프레드(틸 슈바이거)는 건축주의 딸인 마리와 결혼하길 원하지만, 그녀의 뚱뚱하고 못생긴데다 성질까지 더러운 아들 리누스는 새 아빠의 자리를 놓고 흥정을 벌인다. 독일 최고의 농구팀인 알바에 소속된 머큐리오의 사인볼을 생일선물로 가져올 것. 그나마도 생각은 해보겠다는 선심이다. 하지만 머큐리오는 언제나 경기장 한쪽에 따로 마련된 장애인석을 향해서만 사인볼을 던진다. 평소 장애인 주차장과 장애인 전용 출구를 애용하던 정상인 프레드는 결국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석에 입석, 사인볼을 손에 넣는다. 하지만 알바에서 운영하는 홍보팀에서 그를 주인공으로 한 홍보프로그램을 찍으려 들면서, 프레드의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이 몸집을 불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프로그램 PD인 드니스(알렉산드리아 마리아 라라)가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프레드의 정상인 생활은 점점 멀어진다.

아이를 위해 분투하는 아빠의 고생담 혹은 사랑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 남자의 순애보가 영화의 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절복통 프레드의 사랑찾기>는 한국판 제목의 경박스러움과 달리 꽤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지닌 영화다. 전작인 <케밥 커넥션>으로 독일 내 터키 노동자와 독일사회간의 문제를 제기했던 안노 사울 감독은 프레드의 사랑찾기 소동에 장애인 문제를 둘러싼 수많은 이슈를 채워넣는다. 장애인으로 가장한 프레드의 거짓말을 따라가다 보면 장애인을 이용한 기업 마케팅을 비롯해 허울뿐인 장애인 복지정책과 융통성없는 공무원, 그리고 장애인의 결혼문제와 노동문제 등의 단면이 드러난다. 장애인을 놓고 그들을 대하는 태도로 인물들의 성격을 구분짓는 이분법은 투박하지만, 로맨틱코미디와 슬랩스틱코미디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메시지를 투영하는 기술은 무봉의 경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흥미롭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스탠 바이 유어 맨> 등으로 90년대 후반 한국에 알려진 틸 슈바이거의 코미디 연기도 반가운 모습이다.

TIp/프레드를 연기한 틸 슈바이거는 원래 코미디를 통해 독일영화계의 스타로 거듭난 배우다. 1990년대 독일영화를 활성화시킨 장본인이며, 데뷔 이후 지금까지도 독일 여성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라고. 한국에서는 각본, 제작, 주연을 맡은 <노킹 온 헤븐스 도어>로 잘 알려졌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킹 아더> 등 할리우드영화에도 얼굴을 비춘 그는 최근 연출과 주연을 맡은 <래빗 위드아웃 이어스>로 독일에서만 전국 600만명 동원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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