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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난 내 여자 됐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더라
김미영 2008-07-24

나이가 빚어내는 조건 속에서 갈등 빚는 미니시리즈의 젊은 연상녀·연하남 커플

<달콤한 나의 도시>

요즘 TV는 연상녀·연하남 사랑 이야기로 넘친다. 드라마 SBS <조강지처클럽>의 나화신(오현경)-구세주(이상우), MBC <달콤한 인생> 윤혜진(오연수)-이준수(이동욱), KBS1 <너는 내 운명> 소영(김정란)-태영(이필모) 등은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의 황보-김현중도 가상으로 맺어졌지만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다. “누난 내 여자니까”를 외치는 로맨틱한 연하남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돌아온 싱글이면 어떠냐며 삶에 지쳤지만 사랑 앞에서는 여자인 누나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일일극·주말극에서 이혼녀들이 능력있는 꽃미남과 생애 마지막일 것 같은 사랑을 이뤄나가는 것과 달리 미니시리즈 속 젊은 연상녀·연하남 커플은 좀더 현실적인 사랑을 한다. SBS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영화감독 지망생인 태오(지현우)는 7살 연상인 잡지사 기자인 은수(최강희)에게 말한다. “우주의 나이를 생각하면 우리는 거의 동갑이나 같아요.” 그래도 은수는 태오와 우주는커녕 현실의 벽도 넘지 못한다. 나이 차이에 따른 편견과 걱정이 앞서서다. 엔돌핀은 솟을지언정 자신의 집에서 더부살이 중인 태오와 떡볶이와 햄버거로 주린 배를 채우는 현재 앞에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채널CGV에서 7월25일 밤 10시에 방영하는 TV영화 <스물 더하기 여덟>도 연상녀·연하남 커플 이야기다. 청소년 성상담소 상담원인 미래(정애연)는 28살이다. 환경운동가가 꿈인 남자친구 민성이(서한)는 20살, 대학생이다. 미래가 싸워야 할 적은 ‘콜라겐이 필요없는 종족’인 민성이 또래 여자아이들. 사랑하는 민성이를 지키기 위해 미래는 민성이와의 첫 잠자리를 계획한다. 복분자주도 먹이고, 몸에 딱 붙는 옷으로 섹시함도 뽐내고, 성상담 사례집의 조사 결과처럼 가장 많이 첫 경험을 하는 장소인 집에서 요리도 해주며 자연스런 분위기를 만든다. “밥 해주는 여자, 웃어주는 여자, 벗은 여자에게 안 넘어가는 남자 없다”는 선배의 조언대로다. 그런 미래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민성이는 “사랑하니까 결혼할 때까지 지켜줄게요. 군대 갔다오고, 졸업해서 취직할 때까지 7년만 기다려줘요”라고 말하며 번번이 미래의 유혹을 잘 참아낸다. 그 마음이 고맙기보다 속이 타는 미래. 하지만 사랑이 깨질까봐 불안한 건 민성이도 마찬가지다. 8살 차이라 말도 놓지 못하는데 누나 주변의 능력있는 남자들과 비교하면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밥 한번 사지 못하는 자신은 초라하기만 하다.

<달콤한 나의 도시>와 <스물 더하기 여덟> 속 연상녀·연하남 커플은 사회적 거부감 대신 두 사람이 함께할 미래를 그리다 갈등을 빚는다. 결혼에 대한 현실감이 떨어지는 연상녀는 어른스럽지 못하면서 어른처럼 굴고, 현실적으로 꿈을 구체화하지 못한 연하남은 어리지만 어른스럽게 행동하려다 사고를 낸다.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라더니 결국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30대인 은수와 20대의 태오는 사랑하면서도 이별한다. 같은 20대지만 나이 차는 더 나는 미래와 민성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연상녀·연하남 커플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은 사라져도 두 사람이 헤쳐가야 할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