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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막에서 펼쳐지는 오코넬 가족의 분투기 <미이라3: 황제의 무덤>
정재혁 2008-08-06

어드벤처 지수 ★★ 전편 기대 지수 ★★ 이연걸 지못미 지수 ★★★★

이집트에서의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지 13년. 1946년 런던, 오코넬 부부는 저택에서 한가롭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마에 주름이 깊게 생긴 에블린(마리아 벨로)은 1, 2편에서의 젊은 시절 기억을 토대로 소설 <미이라>를 출판해 낭독회를 하고 있으며, 동굴을 파헤치기에 바빴던 릭(브렌단 프레이저)은 조용한 강가에서 낚싯줄을 휘두르고 있다.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은 아들 알렉스(루크 포드)가 상하이에서 몰래 유적 탐구에 나서지만 않았더라도 오코넬 부부의 삶은 여느 중년부부의 그것처럼 매일이 똑같고 지루하게 이어졌을 거다. 오코넬 부부는 중국의 많은 유물들을 상하이 박물관으로 인수하는 일에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전설의 보물 ‘샹그릴라의 눈’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알렉스의 실수로 강력한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 했던 황제 한(이연걸)의 무덤이 발견된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다시 세계를 장악하고자 하는 황제 한과 이에 맞서 싸우게 되는 오코넬 가족.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은 중국 사막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오코넬 가족의 분투기다.

유물을 찾아 이국에 간다는 설정은 전편과 동일하지만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은 시리즈의 고유한 속성을 많이 포기한 작품이다. 영화는 오코넬 가족의 이야기보다는 이연걸이 연기한 황제 한과 그에 맞서 싸웠던 여사제(양자경)의 사연을 더 공들여 묘사한다. 영생을 쟁취하는 것, 부활한 황제 한이 용과 사자 등의 동물로 변신하는 설정 등도 어드벤처물의 재미보다는 동양 무협물의 요소를 더 추구한 결과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의 축을 바꾼 영화는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한다. 영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벌어지는 수천년간의 복수극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블록버스터영화에 더 잘 어울리는 주제고, 별다른 고민없이 상하이에 도착한 오코넬 부부의 행동도 황제 한과 여사제 이야기에 잘 붙지 못한 채 겉돈다. <스텔스> <트리플X> 시리즈 등 액션영화를 수차례 연출했던 코언 감독은 대규모 전투신에 주력하지만, 강약 조절 없이 이어지는 무식한 액션신도 별 감흥은 주지 못한다. 심지어 영화가 황제와 릭 가족의 대결을 자유 대 전제정치의 구도로 가져가며 현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는 가볍고 경솔해서 불편하다. 무엇보다 7년 만에 돌아온 영화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이 어드벤처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지 못한 채 끝난다는 건 가장 큰 유감이다.

tip/진시황제의 군대를 연상시키는 수많의 테라코타 군대와 여사제가 깨워 오코넬 가족과 함께 싸우게 되는 해골 군대의 전투신은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이 가장 공들여 구현한 장면이다. 똑같은 갑옷을 입고 똑같이 움직이는 테라코타 군대와 달리 해골 군대는 각각의 인물이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여야 했던 이유로 제작진은 <반지의 제왕>에 쓰였던 매시브(Massive)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사람의 움직임을 모션 캡처해 수십개의 예상 모션을 만들고 이를 캐릭터에 인용하는 방식으로 수십만 병사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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