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Enjoy TV > TV 가이드
조직폭력배, 이번엔 여고로 가다
구혜진 2008-08-14

9월 OCN에서 방영되는 TV시리즈 <여사부일체>, <두사부일체> 원작으로 하되 주인공의 성별 바꿔

영화 <두사부일체>가 9월께 케이블 채널 OCN을 통해 TV시리즈로 거듭난다. 조직폭력배가 학교에 간다는 기본 설정은 살린 채 성별만 뒤바꿔 재탄생한 <여사부일체>로, 중간 보스 심상군(박예진)과 그의 부하 김효영(정시아), 강유미(김미려)는 보스인 김만진(박상면)의 말썽꾸러기 딸 은보(유설아)를 무사히 졸업시키라는 명령을 받들어 여고에 들어간다.

지난 8월1일 찾은 일산 촬영현장에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 춘추복 차림인 배우들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었다. 짧게 접어올린 치마에 밝은 갈색 샤기커트 헤어스타일을 한 박예진은 까칠한 조폭 여고생으로 변신한 모습이 아직 어색한 듯 수줍게 웃는다. 박예진은 영화 속 계두식(정준호) 역인 셈인데, 진지함 한켠에 감춰진 우스꽝스러움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야 한다. 최근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예상치 못한 엉뚱함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 만큼 주변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극중 박예진은 소년의 매력을 자랑하는 카리스마 조폭이지만, 사정없이 넘어지고 오징어젓갈을 뒤집어쓰는 등 ‘몸개그’도 펼친다. 박예진은 “공에 맞는 장면을 찍는데 그만 안경에 부딪히는 바람에 안경 자국이 얼굴에 그대로 남고 말았다.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오히려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시아는 예쁜 척하느라 더 바쁜 공주병 조폭이다. 학창 시절 반마다 꼭 한명씩 있던 공주병 캐릭터를 연기하는 터라 이미지는 친숙한데, 사실 캐릭터는 여간 어렵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긴 생머리에 뱅스타일 앞머리로 인형같이 꾸민 정시아는 “사실 가발”이라고 고백한 뒤 “폭염 속에서 촬영하다 보면 가발이 뜨거워져 머리카락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촬영이 끝나면 가발을 곧장 불살라버리면서 축제를 열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김미려는 피자 한판은 간단히 해치우고 입가심으로 라면 4개를 소화하는 먹보 캐릭터로 극에 재미를 더한다.

영화가 사회비판적 요소를 가미한 코미디였다면 드라마는 시트콤 형식의 짧은 호흡으로 매회 독립된 스토리를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둔다. 학교에서 펼쳐지는 사건은 한정된 만큼 중복될 여지가 있지만, 여학교만의 개성을 살리며 새로운 재미를 보탤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정흠문 감독은 “영화로 3개의 시리즈가 만들어져 인기를 끌 만큼 인지도가 높고 학교 생활이라는 단순한 설정, 조직폭력배라는 명확한 캐릭터가 드라마를 만드는 데도 이점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콘텐츠가 형식을 달리해 제작되는 경향은 최근 케이블 채널의 중요한 생존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OCN 제작3팀 박호식 팀장은 “드라마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 규모 면에서 지상파에 밀리는 케이블이 살아남는 방법은 기존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랄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콘텐츠 원천이 빈약하면서도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국내 드라마 시장을 고려할 때 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란 설명이다. <여사부일체>가 이런 흐름에 걸맞은 좋은 ‘모델’이 될지 방송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케이블 채널의 자체 제작 드라마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선정성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영화

사진제공 O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