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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영화에 투자한다
안현진(LA 통신원) 2008-09-30

<제7봉>의 흥행으로 자국영화 부활 위해 발벗고 나선 대만 정부

<제7봉>

대만 영화산업의 부활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9월19일 <타이베이 타임스>는, 대만 정부가 자국영화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원정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가정보원 장관 사아평은 “영화산업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발표했고, 언급된 “긍정적인 자극”은 영화 제작지원금 형태로 나타날 예정이다. 정부지원금 신청 자격은 대만에서 제작된 영화이거나 대만 감독이 만든 영화여야 하며, 대만에서의 극장수입이 5천만대만달러(154만달러)를 넘어야 한다. 정부지원금은 해당 영화의 흥행성적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며 총극장수입의 20%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책이 태어난 배경은 대만영화 <제7봉>의 흥행에 있다. <저녁에 마주친 얼굴> <세 가지 대화> 등의 단편을 만든 대만 감독 웨이더솅이 메가폰을 잡은 <제7봉>은, 지난 8월22일 개봉해 현재까지 1억 대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만약 웨이더솅이 새 정책의 첫 번째 수혜 대상이 되면, 사용처를 차기작으로 제한한 지원금 2천만대만달러를 받게 된다. 투입된 제작비의 2배를 벌어들인 <제7봉>은 두개의 이야기가 60년의 시간차를 두고 교차되는 휴먼코미디다. 뮤지션이라는 꿈을 접고 우체부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아가는 60년도 더 된 주소불명의 편지를 들고 수취인을 찾아 나선다. 편지는 대만이 독립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가야 했던 한 남자가 대만에 남겨진 연인을 잊지 못하고 보냈던 것. 영화는 아가가 편지 수취인을 찾는 이야기에 다채로운 인간 군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감동과 웃음을 자아낸다.

대만 정부가 <제7봉>의 흥행을 쌍수 들고 환영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전멸에 가까운 자국 영화시장에 한 가닥 희망이 됐음은 물론, 정부에서 제작비의 10%를 지원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영화가 절대적 우위를 점유하는 대만 극장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 과연 또 다른 영화가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정부 지원작이 또 다른 제작지원으로 이어진 지금, 언론과 영화계는 제2의 ‘웨이더솅’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제7봉>은 2009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대만 출품작이며, 10월2일 개막하는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 초청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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