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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절에 대한 헌사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
정재혁 2008-11-05

오디오 지수 ★★★★ 역사 재현 충실도 ★ 다큐로서 무책임 지수 ★★★★

‘탱고가 태어난 곳,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탱고의 거장 23명이 다시 모인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는 2007년 아르헨티나에서 실제 있었던 동명의 공연 실황과 그 준비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1940~50년대 탱고의 황금기를 추억하며 그 화려한 시절의 주인공들을 다시 무대에 세운다. 영화음악가로 활동하는 탱고 피아니스트 아틸리오 스탐포네, 중국·러시아·일본 등을 돌며 투어를 다니던 바이올리니스트 에밀리오 발카르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탕게리아를 떠나 일본에서 활동하던 보컬 버지니아 루케 등. 23명의 거장은 스튜디오에 모여 합주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이는 프로듀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영향력이 아니었다면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화는 거장들의 과거와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 공연 준비 모습 등을 교차로 보여주는데 이는 모두 지나간 시절에 대한 헌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는 얼핏 빔 벤더슨의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탱고 버전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 미국인의 시선으로 쿠바 지역의 음악과 그 혼을 정성들여 묘사했다면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는 지극히 내부자의 시선에서 모든 걸 대충 설명한다. 미구엘 코핸 감독은 주인공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과거 영상 자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현재 거리 등을 단편적으로 이어 붙이는데 탱고의 정신을 재현하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게 밋밋하다. 마에스트로라 지칭되는 23명의 주인공들이 어떤 인물인지, 탱고의 황금기 40, 50년대는 어떤 시절이었는지, 이들이 다시 모여 공연을 하는 이유가 뭔지 감독은 수많은 궁금증을 유발하고 대답하지 않는다. 보도자료가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HD 디지털로 찍힌 영상도 힘이 없어 굴곡 많고 거친 탱고를 담기엔 적합하지 않아 보이고, 지나치게 자주 끊고 다음 컷으로 넘어가는 편집은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린다.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모은 탱고 음악의 힘이 없었다면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는 정말 심심한 작품이 됐을 거다.

tip/영화를 구상한 사람은 <브로크백 마운틴>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등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다. 그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콘서트를 기획했고 동시에 그 과정을 영상으로 담는 영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그의 프로듀서하에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는 월터 살레스 감독이 기획자로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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