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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한 3D 입체애니메이션 <몬스터 & 에이리언>
장미 2009-04-22

synopsis 수잔 머피는 본디 평범한 아가씨였다. 결혼식 당일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을 맞고 몸집이 불어나기 전까지는. 군인들에게 붙잡혀 비밀수용소에 감금된 수잔은 그곳에서 다른 몬스터들과 조우한다. 바퀴벌레의 생존력을 인간에게 주입하려다 벌레의 외형을 갖게 된 닥터 로치 박사, 진화의 단서를 제공하는 물고기인간 미씽링크, 자유자재로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젤리덩어리 밥, ‘거대렐라’ 수잔마저 압도하는 초대형 벌레 인섹토사우르스 등이 그들. 평생 수용소에 갇혀 살아야 했던 이들은, 그러나 지구 침공을 꿈꾸는 외계인이 나타나면서 그를 무찌르라는 명령 아래 지상으로 급파된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한 가지. 드림웍스의 신작 <몬스터 vs 에이리언>은 기획단계에서부터 3D로 준비해 ‘인트루 3D’라고 일컫는 3D 기술로 완성한 획기적인 입체애니메이션이다. 묵직한 입체안경을 쓰고 보면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는 운석이나 떨어지는 나뭇잎, 캐릭터들의 머리카락 광택까지 놀랄 만큼 입체적으로 솟아오른다. 놀이공원용 입체영화를 염두에 두면 일단 기술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진일보한 느낌이다. “3D의 미래는 밝다”는 드림웍스 대표 제프리 카첸버그의 호언장담처럼 입체영화가 영화산업의 지평선을 넓힐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할지도 모를 일이다.

흥미로운 건 그 내용이다. 앞서나가는 기술로 무장한 이 애니메이션의 정수는 고전 SF·호러·괴수영화. 각종 몬스터 캐릭터들은 <해양 괴물>(1954), <50피트 여인의 공격>(1958), <우주 생명체 블롭>(1988) 등을 노골적으로 인용했고, <E.T.>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명장면 패러디도 서슴지 않는다. 수잔이 결혼식장을 산산조각낼 기세로 급작스레 자라나는 장면부터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패러디라 해도 무방할 정도. 영화는 물론 문학의 여러 원형들을 ‘숨은그림찾기’하듯 골라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에도 날카로운 풍자성이 압권이었던 드림웍스의 전작들에 비하면 평작에 불과하지만. 비슷한 메시지를 선입견에 따귀를 날리듯 경쾌하게 늘어놓던 <슈렉> 시리즈를 떠올리자니 더욱 그렇다. 최신 3D의 외관을 갖춘 게 외려 부담으로 작용했을까.

주인공 수잔의 목소리는 영어 버전에선 리즈 위더스푼이, 한국어 더빙판에선 한예슬이 각각 연기했다. 영어 버전에는 휴 로리(<하우스>), 키퍼 서덜런드(<24>) 등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샤크>의 롭 레터맨과 <슈렉2>의 콘래드 버논 감독이 함께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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