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프레스 리뷰
봉준호의 <마더> 베일을 벗다
2009-05-21

일시 5월20일(수) 오후 2시 장소 CGV 용산

이 영화 작은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문아정이라는 여고생이 끔찍한 사체로 발견된다. 용의자는 도준(원빈)이라는 젊은 청년이다. 그가 그날 밤 여학생의 뒤를 쫓는 걸 본 사람들이 있다. 그는 선천적으로 온전치 못한데 경찰은 그의 장애를 이용하여 꼼꼼하게 수사하지도 않은 채 단숨에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아들 하나만을 위해 살고 있는 엄마 혜자(김혜자)는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믿지 않는다. 공권력이 아들을 지켜주지 않자 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홀로 동분서주한다. 아들의 불량스러운 친구 진태(진구)를 가장 먼저의심한다. 그걸 시작으로 하나씩 무언가 사건의 전모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마침내 엄마는 그날 밤의 진실을 알아내고야 만다.  

100자평

<마더>는 영락없는 봉준호의 영화이면서도 이전까지 그가 만들어왔던 영화와는 또 다른 궤를 그려낸다. <마더>는 이전 작품과 달리 하나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는 단선적인 구조이지만, 그의 영화 특유의 풍성함은 잃지 않는다. 영상과 사운드, 음악과 편집 리듬의 총합물로서의 <마더>가 전개의 벌판을 달려가고 절정의 고지를 뛰어넘고 암울한 결말의 숲에 다다르는 과정은 절묘한 리듬과 속도감 속에서 전개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빅클로즈업으로 증폭된 김혜자의 얼굴 표정이 만드는 버라이어티한 ‘액션’이다. 그 표정은 엄마가 거듭 1 대 1 대결을 펼치면서 점점 일그러지고 광기에 젖어 통제할 수 없는 운명에 사로잡힌 이 가련한 여인의 전모를 드러낸다. <마더>는 장르를 변주하는 봉준호의 능력이 새로운 극한치에 이르렀음을 드러내는, 그의 최고 영화다. 문석/씨네21 기자

봉준호는 맺고 푸는 방식에 능하다. 혹은 트임과 막힘을 능수능란하게 주관한다.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과 유쾌한 장면이 곳곳에 멋드러지게 배치되어 있다. 기존의 장르에 관한 흥미로운 변형이며 설득력 있는 확장이다. 이건 관객과의 게임이기도 한데, 어쨌든 한 번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끈 다음에는 순식간에 몰고간다. 이 드라마에 빠져든 이가 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규칙은 영화 속 그 누구도 믿지 않는 것이다. 재미있다. 정한석/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