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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충무로 금융자본,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2001-02-22

홈런이냐 안타냐, 이것이 문제로다

■KTB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팀 팀장 하성근

“신규제작에 집중, 전문투자사로 자리잡을 것”

지난해 강제규필름 지분투자를 비롯 영화부문에 192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신규로 영화제작 투자에 130억원을 더 쏟아부을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2편 정도가 투자대상이다. KTB는 시네마서비스, CJ, 튜브같은 배급사 모델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전문투자사로 자리잡을 생각이다. 직접 배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와도 손잡을 수 있다. 지난해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 6편에 투자했지만 올해는 시네마서비스나 튜브와 같이 할 수도 있다. 최근 상황을 볼 때 올해는 중요하다. 현재 9개 투자조합이 모은 돈 850억원이 영화제작에 집중된다면 영화계가 살판나겠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투자조합 돈 가운데 실제 제작에 유입되는 돈이 의외로 적을 수도 있다. 창투사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한 수익률이 낮으면 제작투자에 들어갔던 돈을 빼서 IT기업 쪽에 쏟아부을 것이다. 올해는 특히 외화가 강세인데 한국영화 흥행성적이 어떠냐가 관건이다. 올해 한국영화 대작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승범

“목표는 배급업계 매출 1위”

우리는 올해 한국영화 6편을 포함, 15편 정도를 배급할 계획이다. 결국 얼마나 괜찮은 배급 라인업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지난해 조성한 100억원짜리 투자조합 외에 앞으로 300억∼400억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도 투자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작품들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할 계획이다. 시작은 좋다. <왓 위민 원트>로 높은 수익을 기록할 것 같다. 이후 배급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같은 한국영화 대작도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목표는 배급사 중 매출 1위 또는 2위를 하는 것이다. 라인업만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순위싸움이 뭐가 중요한가. 문제는 우리에게 투자한 주주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쯤 코스닥에 상장, 좀더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KM 컬쳐 부사장 박무승

“해외시장 진출이 필수”

좋은 작품이 있으면 1년에 10편도 한다. 반대로 없으면 안 할 수도 있다. 수익률 원칙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우리 입장이다. 돈이 돈따라 흐르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닌가. 물론 충무로는 안정적인 자본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그건 맞다. 단,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시장규모가 확대되야 한다. 산업적으로 한국영화 시장의 규모는 작다. 전체적으로 투자에 비해 산출액수가 더 적은 구조다. 그렇다고 이미 상승한 제작비용을 낮추기란 쉽지 않다. 해외시장 확보가 필수적인 이유다. 또 하나는 수익분배 문제다. 현재로는 수익은 반씩, 손실은 투자사가 모두 떠안아야 하는 식이다. 물론 메이저 제작사는 유리한 상황을 굳이 바꾸고 싶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금융자본과의 파트너십은 성과와 손실을 골고루 나누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덧붙여, 충무로가 끊임없이 자본을 끌어들이려면 영화산업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돈이 많을 때 투명하고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강제규필름 부사장 류봉천

“대규모 자본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문제는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다. 현재 한국 영화시장은 1천억원 이하의 규모다. 보통 기업의 한해 매출액 정도다. 수세적으로 작은 한국시장을 지키는 것은 의미없다. 해외로 가야 한다. 그래서 파이를 키워야 한다. 국내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인적 자원이 있다. 또 시스템이 있다. 다만 그에 비해 자본은 턱없이 부족하다. 예전보다 충무로가 풍족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거시적으로 시장을 보면 경쟁상대는 명백히 할리우드다. 자본축적이 절실하다. 강제규필름이 벤처플러스와 함께 펀드를 만든 건 이제 시작일 뿐이다. 어떻게든 큰 자본을 계속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정보기술 산업의 예처럼,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다. 영화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콘텐츠들을 상업화할 수 있는 시스템, 인력, 자본, 마인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자본은 영화산업에서 수익을 남길 때까지 어떻게든 남을 것 같다. 영화는 수익을 남겨도 외국에 원자재값을 돌려줘야 하는 여타 제조업과 다르다. 그게 영화산업의 메리트다. 순수익에 대한 기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쉽게 빠져나가는 돈, 금세 다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