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
김도훈 2009-09-30

synopsis 자동차 레이싱 대회를 구경하던 닉(바비 캄포)은 불현듯 재앙의 징조를 목도한다. 레이싱카들이 연쇄 충돌을 일으키고 건물이 무너져 사람들이 죽을 것을 직감한 닉이 친구들을 이끌고 경기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전조는 현실이 되고 수십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 게다가 살아남은 자들이 하나씩 다양한 일상 사고로 죽어나가자 닉과 친구들은 자신들의 목숨도 위태롭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는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이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법칙은 여전히 그대로다. 재앙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죽음의 규칙에 의해 하나씩 죽어나갈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순서대로 배열된 죽음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무시무시한 시리즈를 봐온 것도 이미 네 번째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를 보러 온 관객이라면 죽음의 고리를 끊어봐야 죽을 놈은 죽게 되어 있다는 걸 이미 다 알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다양한 생활도구들이 벌이는 고어의 만찬이다. 천장에서 돌아가는 환풍기, 오븐에서 끓고 있는 주전자, 바닥에 엎질러진 탄산음료가 도끼를 든 살인마보다 더 무섭다는 걸 증명해온 시리즈인 만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도 살인도구를 창조하려고 머리를 꽤 굴리는 편이다. 수영장 배수구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뜬금없긴 하지만.

워낙 규칙이 공고한 시리즈다보니 제작진이 업그레이드할 건 별로 없다. 다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최근 유행에 따라) 3D 입체영화로 만들어졌다. 희생자를 향해 날아오는 타이어나 뾰족한 못 따위가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듯한 잔재미가 부가된 셈이다. 그런데 제작진은 3D 입체영화의 잔재미에 지나치게 몰두하다보니 전작들보다 살해 시퀀스의 긴장감을 직조하는 데 영 신경을 덜 쓴 모양이다. 전반적인 이야기 구성과 살해 시퀀스의 리듬감이 시리즈 중 가장 떨어지고 고어의 창의력도 영 부족하다.

국내 기자시사회는 3D 입체가 아니라 2D로 열렸다. 그러니 3D 입체효과가 어느 정도로 잘 구현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반드시 3D 입체로 보길 권한다. 주인공이 “3D 입체영화를 보러간다”며 홍보하는 영화니만큼 3D로 보면 실망이 좀 덜할지 누가 알겠는가.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