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우리가 좋아했던 바로 그 ‘디즈니’ <공주와 개구리>
김용언 2010-01-20

synopsis 1930년대 미국 뉴올리언스. 티아나(애니카 노니 로즈)는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뛰며 돈을 모은다. 일찍 돌아가신 아빠(테렌스 하워드)의 꿈이었으며 이제는 그녀 본인의 목표가 된 뉴올리언스 최고의 레스토랑을 열기 전까지, 그녀에겐 연애할 시간도 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사악한 부두마법사 파실리에(키스 데이비드)에게 휘말려 개구리로 변해버린 나빈 왕자(브루노 캠포스)를 마주친다. ‘키스 한번이면 개구리가 왕자로’ 공식을 믿고, 티아나는 나빈에게 키스하지만… 세상에나, 이번엔 티아나까지 개구리로 변해버렸다!

디즈니는 2004년 <카우 삼총사>가 작품성에서도 흥행에서도 큰 실패를 맛본 이후 2D애니메이션의 끝을 선언하고 3D애니메이션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 월드의 창조자이자 <몬스터 주식회사> <월·E> <업> 등의 제작자로서 3D애니메이션계 총아였던 존 래세터가 두팔을 걷어붙이고 5년 만에 새롭게 2D애니메이션을 부활시켰다면? 너무 오랜만이라 신선하기까지 한 2D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에 그만큼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공주와 개구리>에는 예전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에서 우리가 좋아했던 바로 그 ‘디즈니적인’ 요소인, 달콤하고 건강한 로맨스와 입에 신나게 착착 붙는 뮤지컬 넘버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플러스 알파로 (디즈니의 라이벌 드림웍스가 만든) <슈렉>적 요소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익숙한 동화의 큰 틀은 유지하되(“공주와 왕자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유머러스한 뒤틀기와 ‘어른스러운’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다.

그림체는 <미녀와 야수>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풍성하고 예쁘고 컬러풀하며,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다채로운 재즈 스타일을 차용한 신나는 뮤지컬 넘버들(그중 티아나의 주제가 <Almost There>가 가장 큰 사랑을 받을 듯)이 어깨를 들썩거리게 한다. 수다스럽고 낭만적인 반딧불이 레이와 트럼펫을 연주하는 꿈 많은 악어 루이스 콤비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주체적이고 용감한 여주인공으로 꼽힐 만한 티아나와, 한량 플레이보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남주인공 나빈은 아마도 <미녀와 야수> 이후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일 것이다. 한마디로 <공주와 개구리>는 디즈니의 전통적 애니메이션 명작들이 늘 그랬듯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고, 데이트용 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