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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시대에 돌아온 원시적 영웅의 이야기 <솔로몬 케인>

synopsis 왕의 아들이었으나 형제간에 얽힌 어두운 사연으로 집을 떠나 거친 바다의 탕아가 된 솔로몬 케인(제임스 퓨어포이). 그는 악마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인 뒤 불현듯 더이상 칼을 잡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가버린다. 하지만 1600년 당시 악마의 세력이 지배하던 그때, 숨겨진 운명의 힘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솔로몬은 다시 악마의 세력과 맞서게 된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리라고는 꿈도 못 꾸던 그 시절에 <코난 더 바바리안> <레드 소냐> 같은 영웅서사들은 그의 근육질 몸매와 커다란 장검 그리고 원시적 분위기로 주목을 모았다. <솔로몬 케인>은 그 두편의 영화의 원작을 집필한 미국의 유명한 판타지 작가 로버트 E. 하워드의 또 다른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솔로몬 케인 삼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며 제작진은 나머지 두편도 곧 만들 계획이라 공표했다. <아바타>의 특수효과팀, <미이라>의 의상팀, <트로이>의 무술팀이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 영국과 미국에서 드라마 배우로 알려져 있는 제임스 퓨어포이가 주인공 솔로몬 케인을 연기했다는 점 등이 영화의 주요한 정보이자 자랑거리다.

자랑하고 있는 것만큼 시각적 세공술이나 품새,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판타지 소설 및 <반지의 제왕>을 잊지 못하는 애호가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눈길을 돌릴 만하다. 흥미롭게도 1980년대라면 근육질의 육척장신으로 그려졌을지도 모를 주인공이 지금은 <반지의 제왕>에서 막 나온 듯한 분위기의 주인공으로 그려져 있다. <데스워치> <블러디 아일랜드> 등의 장르영화를 만들어온 마이클 J. 버세트는 악마가 지배하는 세상에 출현한 영웅의 이야기를 주로 CG 스펙터클에 힘입어 연출했다. 대신 좀더 충실했어야 할 영웅서사는 좀 앙상하며 단선적으로만 기술된다. 왕의 자식이었으나 악의 화신으로 살았던 솔로몬 케인이 순례자의 길을 따르고 운명적으로 다시 세상의 구원자로 나서게 된다는 이 이야기란 구태의연하기는 해도 조금만 다듬으면 늘 흥미로운 것인데, CG가 들어가는 장면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쉽다. 한 가지, 그 덕분에 전투장면과 영화의 음울한 전반적 분위기는 모나지 않게 주조되어 있다. <솔로몬 케인>은 CG시대에 돌아온 원시적 영웅의 이야기 혹은 할리우드 B급 판타지물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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