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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 2002년 월드컵 <꿈은 이루어진다>
이주현 2010-05-26

2002년 한·일월드컵도 벌써 8년 전 일이다. <4발가락>을 연출한 계윤식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을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다. 시간적 배경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공간적 배경은 모두에게 낯설다. 북한의 감시초소 1분대장(이성재)은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엔 국경이 없다”고 말하는 축구광이다. 어느 날 야간 수색을 하던 1분대원들은 멧돼지를 쫓다가 국군과 마주친다. 서로 총을 겨누던 북한군과 국군은 함께 멧돼지 바비큐를 즐기며 경계를 푼다. 이후 국군은 북한군이 월드컵 중계를 들을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낸다. 1분대원들은 무전기를 조립해 월드컵 중계를 청취한다. 급기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과 국군이 함께 월드컵 경기를 보기에 이른다. 군사분계선에서 근무하는 북한군과 국군이 우정을 나누고,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는 설정은 <공동경비구역 JSA>와 상당히 닮았다. 단 <공동경비구역 JSA>가 비극이라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극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가 국민이 잘 알고 있는 월드컵이라는 소재를 가져오면서 차별화한 지점은 비무장지대라는 배경을 가져온 것이다. 한국과 미국이 경기할 때 북한군은 어느 편을 응원해야 하는지, 국군이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이라고 응원할 때 북한군은 어떻게 응원해야 하는지 같은 설정이 재밌다. 남과 북을 대결구도로만 그리지 않은 것, 북한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점도 흥미롭다. 어느 편을 들지 않으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문제는 이념에 흔들릴까봐 이야기를 소극적으로 다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국군은 관대하고 이상적인 조직으로 그려지고, 민족애는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장치로 쓰인다. 계윤식 감독이 자기검열을 조금만 덜 했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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