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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 then] 막스 폰 시도 Max Von Sydow
주성철 2010-05-27

now <로빈후드>

then <정복자 펠레>

언제나 “내가 너의 시아버지가?”라고 말하던 오즈 영화의 류 치슈가 동양을 대표하는 ‘노인’이라면, 늘 흰머리와 수염의 고단한 표정으로 기억되는 막스 폰 시도는 서양의 불멸의 배우다. 류 치슈가 한창 젊을 때 수염을 달고 시아버지 연기를 했던 것처럼 막스 폰 시도도 주로 회장, 원로, 신부, 영주를 전문으로 연기한 백발의 노배우다.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정복자 펠레>(1987)와 <로빈후드> 사이에 20년 넘는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생경할 정도다. 여덟살 아들을 둔 늙은 아버지이자 재혼을 해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정복자 펠레>의 아버지 ‘라세’와 로빈후드가 가짜 아들인 것을 알면서도 성의 평화를 위해 시침 뚝 떼고 그를 아들로 삼는 ‘월터 록슬리’ 경의 모습은 무척 닮았다. 20여년의 시간차만 있을 뿐 아들 앞에 당당한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하는 막스 폰 시도의 모습은 심금을 울린다. <정복자 펠레>에서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 것일까, <로빈후드>의 월터 록슬리는 최후의 순간까지 손에서 칼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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