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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의 만남 <나잇&데이>
강병진 2010-06-23

여자의 마음을 뺏은 그 남자는 하필 쫓기는 첩보요원이다. 보스턴으로 날아가던 준(카메론 디아즈)은 비행기 안에서 로이 밀러(톰 크루즈)란 이름의 남자를 만난다. 로이의 친절함과 뛰어난 순발력(!)에 반한 준은 그와의 로맨스를 꿈꾸지만, 로이는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죽여버린다. 그는 첨단 에너지원을 개발한 어린 과학자 사이먼(폴 다노)을 보호하고 있던 도중, 무기밀매상에게 기술을 팔아넘기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중이다. 이후 준의 주변에는 온갖 요원들이 나타나고 로이는 그때마다 준을 탈출시킨다. 준은 로이의 손에 이끌려 다니는 동안에도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모두가 미치광이에 배신자라고 하는 이 남자의 진심은 무엇일까.

언뜻 <본 아이덴티티>의 로맨틱코미디 버전으로 보이지만, 굳이 특정 영화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남성스타와 여성스타를 짝지워 액션과 로맨스를 조합한 <나잇 & 데이>는 남성관객과 여성관객을 고루 만족시키려는 할리우드의 오랜 전략이다.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또한 <미션 임파서블>과 <미녀 삼총사> <인질> 때의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며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다. 관객 타깃은 여성관객쪽에 기울어 있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로이는 가공할 신체능력뿐만 아니라 세련된 외모와 매너로 여자를 사로잡는 환상의 스파이고, 평생을 동네에만 머물며 살아온 카메론 디아즈는 그를 바라보는 여성관객의 입장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로이의 정체를 궁금해 하지만, 더 궁금한 건 이 남자가 자신에게 가진 본심의 정체다. 영화 속에 담긴 할리우드 고전 로맨틱코미디의 결 또한 배우들의 콤비 플레이에 힘입어 진부하지 않은 재미를 나열하고 있다. 현재까지 등장한 올여름 블록버스터 가운데 가장 안전한 선택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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