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악마에게 영혼을 헐값에 팔아치운 한 남자의 이야기 <달콤한 악마의 유혹>
이화정 2010-07-14

영혼 따위는 손쉽게 악마에게 팔아넘기고, 결국 철학깨나 읊어야 했던 파우스트야 유명하다. 여기 파우스트 버금가는 고뇌를 겪게 되는 남자가 또 있다. <달콤한 악마의 유혹>은 유명 작가가 되고 싶어 악마에게 영혼을 헐값에 팔아치운 한 남자의 이야기다. 한번도 책이 출간되지 않은 워너비 작가 제이베즈 스톤(알렉 볼드윈). 같은 처지라 여겼던 친구마저 출판사와 계약을 하면서 그의 절망은 급기야 땅을 친다. 그를 구원할, 아니 결국 나락으로 떨어뜨릴 악마는 매혹적이고 섹시한 여자 악마다. <일곱가지 유혹>에서 섹시한 악마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헐리처럼 매혹적이길 원했을 제니퍼 러브 휴이트가 악마로 분한다. 다음 과정은 불 보듯 뻔하다. 스톤이 그토록 원했던 작가로서의 잠깐의 성공이 있고, 또 그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불행한 날들이 짐작 가능한 형태로 펼쳐진다. 그리고 변호사 역을 자처하며 그를 악마와의 부당 거래에서 구해줄 유명 편집자 웹스터(앤서니 홉킨스)가 등장하고, 급기야 영화는 노력 없이 얻은 행복이란 부질없다는 뻔한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한다.

<달콤한 악마의 유혹>은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1941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이야 오스카 수상을 하며 인정을 받았다지만, 솔직히 알렉 볼드윈이 신선함이라곤 눈씻고 찾아보기 힘든 이 작품을 굳이 연출한 건 의외다. 그는 투자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4년 동안이나 이 프로젝트를 끌어야 했다. 물론 이 노고가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 건 분명해 보인다. 앤서니 홉킨스를 비롯한 영화에 출연한 꽤 괜찮은 동료 배우들의 필모그래피에도 이렇다 할 공헌을 하지 못한 건 두말할 나위 없고. 미국 개봉 당시, 영화는 LA 개봉도 못하고 단관 개봉 뒤 비디오로 직행하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