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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시리즈 <명탐정 코난:천공의 난파선>

‘붉은 샴고양이’라 자칭하는 범죄조직이 국립미생물연구소에 침입하여 살인 박테리아를 탈취하고 연구소를 폭파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범죄조직이 박테리아를 뿌려 살상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점점 퍼져가지만 그들의 목적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는다. 한편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또 하나의 범죄자는 괴도 루팡이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범행을 모험처럼 즐기는 괴도 루팡이 이번에는 영화의 주인공 남도일 일행이 타고 있는 비행선에 들어와 보석을 훔쳐가는 내기에 응한다. 하지만 남도일 일행이 타고 있는 비행선에는 이미 붉은 샴고양이 일당이 신분을 속인 채 숨어 들어와 있었고, 괴도 루팡은 일단 남도일과 힘을 합쳐 그들을 물리치기로 한다. 사건의 전모가 점차 드러나자 소년 명탐정 남도일의 추리력도 날카롭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은 원작 만화로 유명한 <명탐정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시리즈다. 1997년에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년 한편씩 제작되고 있다. 국내에는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 이후 세 번째 개봉작이다.

시리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 몇 가지가 있다. 예컨대 일정한 시기가 되면 꼭 찾아올 것, 친숙함을 깨트리지 않는 일정한 구조의 틀거리를 유지하되 변화된 일부를 반드시 담아낼 것, 관객이 잘 알고 있는 전편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되 새롭고 강력한 새 인물의 출현을 알릴 것, 혹은 각자의 자리에서 매혹적인 인물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조합할 것. 14번째 시리즈는 충실하게 그 점을 반영하면서 또 한편의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그간의 시리즈에서 주인공으로 출현해온 소년 영웅 남도일과 친구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남도일에게 가장 큰 적수로 맞서왔던 괴도 루팡이 다시 출현하는가 하면 그 둘 모두에게 새롭고 강력한 적인 붉은 샴고양이 무리가 등장한다. 사건 역시 비행선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이 시리즈의 그 유명한 대사를 떠올리게 된다. “범인은 이들 중에 있어요!” 겉으로 드러난 사건을 일단락 짓고 나면 또 다른 핵심의 내부적 사건이 기다리는 식으로 정통적인 추리영화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물론, 여기 남도일이 있으니 이번에도 문제없이 명쾌하게 해결될 것이다. 그게 이 소년을 기다리는 관객의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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