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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목사가 연출한 기독교 다큐멘터리 <잊혀진 가방>
이주현 2010-07-28

<잊혀진 가방>은 김상철 목사가 연출하고 배우 권오중과 가수 이현우가 출연한 기독교 다큐멘터리다. 교회에 다닌 지 14년 되는 ‘집사’ 권오중과 믿음이 약한 신도 이현우는 ‘잊혀진 가방’을 찾으러 영국으로 향한다. 영국의 어느 선교단체 지하창고에는 세상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가방들이 쌓여 있다. 가방의 주인은 20세기에 아프리카로 선교활동을 떠난 선교사들. 그들 대부분은 종교 박해로 아프리카에서 세상을 떴다. 몇몇은 살아서 현재까지 선교활동 중이다. 헬렌 로즈비어와 필립 우드, 낸시 우드가 그들이다. 헬렌 로즈비어는 죽음을 무릅쓰며 20년 동안 콩고의 네보봉고에서 선교활동 중이고, 필립 우드와 낸시 우드는 현재 콩고의 버니아에서 간호학교와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카메라는 헬렌과 우드 부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에서 그들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며 선교활동 중인 아이사 아더와 기니비사우에 개척교회를 세워 현지인 교육에 힘쓰고 있는 한국인 이인응 선교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 가슴이 짠한 것은 이인응 선교사의 이야기다. 이인응 선교사는 고작 스무살밖에 되지 않은 자신의 딸을 아프리카에서 잃었다. 아프리카인에게 폭행당한 그의 딸은 병원에서 곧장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사랑하는 딸을 앗아간 하나님을 원망할 법도 한데 그는 용서하고 베풀며 고통을 극복한다.

<잊혀진 가방>은 하나님에게 충성하고, 약자를 사랑하고, 희생을 감내하며, 누구든 용서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진다. 그러나 영화의 메시지가 (비기독교인의) 가슴까지 울리지는 않는다. 인물들의 사연은 보여지지 않고 ‘설명’된다. 감상적인 내레이션은 관객을 ‘설득’하려 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목사님의 설교를 들은 듯한 기분이 든다. 종교에만 방점을 찍은 종교영화는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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