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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고백하는 순간 살인문제의 답이 나온다 <고死 두 번째 이야기:교생실습>
이주현 2010-07-28

우성고등학교 전교 1등부터 30등까지의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서 특별보충수업을 받는다.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지윤(최아진), 얼짱 전학생 관우(윤시윤), 비밀을 간직한 세희(지연), 한때 수영선수였던 나래(박은빈), 만년 2등인 부잣집 도련님 수일(지창욱) 등이 보충수업에 참여한다. 차 선생(김수로)과 교생선생 은수(황정음)도 학생들을 관리하느라 학교에서 밤을 지새운다. 사건은 첫쨋날 수업이 끝난 자정에 벌어진다. 단체로 수면제라도 먹은 양 모두가 잠들어 있는 도서관. 누군가의 시체가 천장을 뚫고 떨어진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지금부터 특별반 여러분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겠습니다.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한명씩 죽어나가게 될 것입니다.”

전편 <고死: 피의 중간고사>는 계속해서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못 맞히는 사람은 죽어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고死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에선 단 하나의 문제만이 출제된다. 한명 한명의 죽음이 곧 힌트다. 살해당한 이들은 모두 한 가지 사건을 공유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사건 가담자가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순간 살인문제의 답이 튀어나온다.

영화의 초반, 중반, 종반은 서로 다른 장르로 느껴질 만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의 초반부, 저마다의 사연과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차례로 소개될 때 <고死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은 통통 튀는 학원물 같다. 학생들이 감금되고 한명씩 살해되는 중반부는 영락없는 피칠갑 공포영화다. 범인과 범행동기가 밝혀지는 영화의 후반부는 처절한 복수극의 흉내를 낸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긴장감은 급격히 떨어진다. 진부한 이야기를 대단한 반전으로 포장해놓았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또한 감정이입을 크게 방해한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캐릭터를 뒤집어 쓴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목소리만을 내기에도 힘이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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