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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오토바이 액션영화를 만들어보자 <헬 라이드>
김도훈 2010-08-25

일단 크레딧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헬 라이드>의 제작자는 쿠엔틴 타란티노다. 감독과 주연을 맡은 래리 비숍은 96년 <매드 독 타임>(Mad Dog Time)이라는 영화로 데뷔한 타란티노 사단의 숨겨진 멤버다. 두 사람은 70년대 익스플로이테이션풍 오토바이 액션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데이비드 캐러딘과 <이지 라이더>의 데니스 호퍼까지 끌어들여 <헬 라이드>를 만들었다. 문제는 타란티노가 제작에 영 소질이 없는데다가 래리 비숍은 타란티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당연히 <헬 라이드>도 <데쓰 프루프>의 오토바이 버전이 될 리 없다.

이야기는 아주 70년대적으로 구식이다. 조니 피스톨레로(래리 비숍), 젠트(마이클 매드슨), 써니-코만치(에릭 바포)는 오토바이 갱단 빅터스의 멤버들이다. 리더인 조니는 젊은 시절 코만치의 엄마인 인디언 여인 체로키 키섬에게 ‘아들인 써니를 위해 남겨둔 비밀상자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 상태다. 그러던 어느날 체로키 키섬을 잔인하게 살해한 또 다른 오토바이 갱단 ‘666’의 리더 듀스(데이비드 캐러딘)와 빌리웡스(비니 존스)가 빅터스를 점점 조여온다.

래리 비숍은 상영시간 내내 70년대 싸구려 영화를 흉내낸다. 남자들은 겉멋으로 가득한 바보들이고, 여자들은 실리콘 가슴을 흔들어대며 “내 거시기가 불타고 있어요, 자기”라 말하는 요부들이며, 사막 한가운데 있는 허름한 바에서는 그런 요부들이 오일 레슬링을 하며 몸을 판다. 지나치게 섹스에 몰두하느라 그랬는지 정작 오토바이 액션 장면은 거의 없다. 작고한 데니스 호퍼가 가죽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직접 모는 장면이 나올 때는 <이지 라이더>가 생각나 조금 짠하긴 하다. 하지만 “오토바이 영화는 오래전에 졸업했다”며 출연을 거부한 또 다른 <이지 라이더>의 주인공 피터 폰다가 훨씬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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