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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주인공들의 변화를 눈여겨보는 즐거움 <캣츠 앤 독스 2>
김용언 2010-09-29

고양이 정보국 요원인 키티 갤로어(베트 미들러)는 작전 중 경비견에게 쫓기다 탈모제통에 빠지는 바람에 온몸의 털이 녹아내린다. 말 그대로 ‘캣 우먼’의 환생인 그녀는 인간 가족마저도 흉측해진 자신을 외면하자 세상을 향한 복수를 다짐한다. 멍멍이 정보국장 루(닐 패트릭 해리스)와 부치(닉 놀테)는 말썽쟁이 경찰견 딕스(제임스 마스던)와 고양이 요원 캐서린(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비둘기 세이무스와 함께 키티의 음모를 분쇄하고자 한다.

2001년 흥행작 <캣츠 앤 독스>를 본 사람이라면 전편 주인공들의 변화를 눈여겨보는 즐거움이 클 것이다. 전편의 주인공 루(비글 종)는 멍멍이 정보국장으로 수직상승하여 터틀넥이라든가 와이셔츠, 날렵한 뿔테 안경 등으로 멋을 부렸고, 충직한 현장요원 부치(아나톨리안 셰퍼드 종)는 “이 나이에도 여전히 현장을 뛰어야 하나”라며 불평을 늘어놓고, 악당 고양이 팅클스(페르시안 친칠라 종)는 <양들의 침묵>에서 클라리스와 첫 대면하는 순간의 한니발을 멋지게 패러디하며 관객을 웃음의 도가니로 밀어넣는다.

그러나 동물이 등장하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수준(<볼트> <해피피트> 등)이 2001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을 거듭했지 않은가. 굳이 <캣츠 앤 독스2>에서 뛰어난 동물 배우의 실사 연기와 애니메트로닉스(기계 모형을 원격 조종하는 기술)를 결합시켜야 하는 이유를 찾기 힘들다. 둘 사이의 이음매는 지나치게 눈에 잘 띄어 번번이 몰입을 방해한다. 극의 스케일도 지나치게 커졌지만 전체 스토리가 탄탄하게 갈무리하는 데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충직한 고양이 팬이거나 강아지 팬에게는 고양이나 강아지의 특징(고양이 물고문 신 등)을 이용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잔재미를 줄지언정 폭넓은 관객층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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