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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렌즈에 달린 이상한 버튼의 비밀

삼성의 새로운 디지털카메라 ‘NX100’의 혁신

연일 새로운 카메라가 등장하고 있다. 새로 출시된 제품, 아니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도 전에 또다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러리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며 마치 쌓였던 울분을 풀듯이 서드파티 브랜드들이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 물론 기존 DSLR을 중심으로 디지털카메라의 메이저라 할 니콘과 캐논은 DSLR에 주력할 뿐 미러리스와 같은 새로운 방식에는 관심이 없다. 어차피 그들의 입장에서 정통적인 DSLR 시장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들 메이저 제조사가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물론 소니 알파가 분발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 두 제조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 새로운 브랜드나 제조사가 들어갈 틈은 없다. 서드파티 브랜드들이 새로운 기술과 방식에 매진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번에 출시한 삼성의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NX100 역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버튼 하나로 셔터스피드 등 모든 모드 변경

NX100은 NX10의 다운 업그레이드 제품이라 보면 된다. 1460만 화소는 동일하며 CMOS센서도 NX10과 동일하게 APS-C타입으로 비교적 커다란 크기를 가지고 있다. 반면 보디만으로 가로 120mm이며 두께는 34mm로 얇고 작다. 무게는 282g으로 가벼운 편. NX100은 디자인을 제외하고 기존 NX10과 많은 부분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i-Func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인터페이스를 예로 들 수 있다. 기존 DSLR 조작을 생각해보자. 십중팔구 상단에 위치한 다이얼을 통해 모드를 결정하고 조리개나 셔터 속도는 후면이나 전면에 부착된 서브 다이얼을 통해 조작한다. ISO나 화이트밸런스도 찾기도 힘든 조그만 버튼으로 후면이나 상단에 숨어 있다. 일반인 시각으로는 이렇게 직관적이지 못한 인터페이스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즉, 사용이 어렵다는 말이다(물론 그런 점이 DSLR을 전문가의 장비로 인식하게 만든다). NX100의 i-Function은 바로 이런 인터페이스의 단점을 극복,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졌다는 것이다.

NX100의 전용렌즈 왼쪽, 일반적인 자세로 렌즈를 잡았을 때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기존 렌즈에서 볼 수 없었던 버튼이 있다. 이것이 ‘i-Function’이다. 렌즈에 버튼이 달려 있는 생소함은 뒤로하고 일단 버튼을 누르면 화면상에서 셔터스피드, 조리개, 노출, 화이트밸런스 등 모드가 변경된다. 그렇게 모드를 선택한 뒤 렌즈의 초점 링을 돌리면 각 모드의 설정이 가능하다. 가령, 조리개 모드에 놓고 초점 링을 돌리면 조리개 값이 변화하며 그것은 화면상에 바로 적용되어 보여진다. 실로 혁신적이라고 할 새로운 차원의 인터페이스.

사실 DSLR을 사용하며 렌즈의 경통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조리개와 셔터값은 둘째치고 화이트밸런스나 ISO를 조작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어떤 경우에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마치 기인열전을 보는 수준으로 움직일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통을 잡은 손은 움직이지 않고 간편하게 여러 가지 설정값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는 것이다. 이런 인터페이스는 동종의 미러리스 제품과 비교해도 우수한, 혁신적인 부분. 렌즈교환식의 개념을 확장시킨 하나의 사건이다. 전면에 LCD를 장착한 듀얼 LCD의 디지털카메라의 경우도 그렇듯, 이제 아이디어의 삼성이라고 해야 할까?

사용자 중심의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

i-Function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성능으로만 보자면 렌즈교환식의 입문용 보급기에 해당하는 제품이 바로 NX100. 약간 심심해 보이는 디자인은 실제 제품으로 보면 더욱 그럴듯하다. 다만 삼성 스스로가 너무 나르시시즘에 빠진 듯한 전면의 커다란 삼성 로고는 아직 이른 게 아닌가 싶다(차라리 VLUU 브랜드를 살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다행히 이런 문제점을 스스로도 깨닫고 있는 듯 전용 속사케이스를 장착하면 삼성의 로고가 가려진다. NX100의 전용 액세서리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속사케이스. 그 존재감이 뛰어난 것은 소형 디지털카메라와 같은 느낌의 NX100을 약간 프로페셔널한 느낌으로 바꾸어주는 데 있다.

i-Function을 사용할 수 있는 두개의 렌즈도 새롭게 선보였는데, 20mm 펜케이크 렌즈와 20~50mm의 컴팩트줌이 그것. 적어도 NX100은 NX10과 달리 렌즈가 더 높이 평가받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