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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능은 단순, 디자인은 쌈박

엣지있는 겨울 보조난방들

이상 기온으로 잠깐의 가을이 지나가고 계절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겨울이 와버렸다. 지난해 겨울과 마찬가지로 분명 올겨울도 뼈를 에이는 듯한 추위가 올 것이다. 지구 온난화라는데 왜 겨울이 점점 추워지냐는 질문은 뒤로하고 일단 올겨울 따뜻하게 보낼 궁리나 해보자.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선 난방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에겐 집이라는 안락한 공간과 집의 주기능인 난방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절약하려는 사람 혹은 난방 시스템이 부실한 사람들에겐 이른바 보조난방이 필요한 법이다. 보조난방이라 하지만 최근에는 주 난방 못지않은 화끈한 성능과 가전 카테고리의 귀퉁이에 자리잡기엔 아까운 디자인을 한 제품들이 있다. 가격보다 디자인이 중요한 제품들, 보조난방의 이단아들을 모아봤다.

스테들러폼 온풍기

이 세상에 많은 온풍기가 있지만 스테들러의 온풍기처럼 외계인풍의 온풍기는 없다. 타원형을 세워놓은 외형에 3개의 다리는 50년대 외계 우주선의 전형. 미래 지향적이며 뭔가 보여줄 것 같은 디자인과 다르게 기능이나 작동법은 간단하다. 머리 위에 올려진 다이얼식 스위치를 돌려서 작동하면 된다. 금세 따뜻한 바람을 공급하는 신속함이 매력이라고 하고 싶지만 어지간한 온풍기는 다 똑같다. 결국 크게 다른 기능이 없다는 것. 그러고보니 열선을 작동시키지 않으면 여름엔 선풍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단다. 냉난방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계절가전의 총아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것 역시 대부분의 온풍기도 가능한 기능. 디자인이 주는 미덕이 최고인 제품이다. 혹시 이 제품을 보고 공격본능이 꿈틀된다고 해도 스스로를 의심하지는 말자. 디자인 컨셉은 펜싱 투구니까.

루펜 물방울 가습기

이미 음식물처리기로 뭔가 ‘다름’을 보여준 루펜. 그 루펜에서 출시한 가습기는 역시 뭔가 ‘다름’이 느껴진다. 물방울 가습기라는 이름처럼 물방울 모양. IF디자인상에 빛나는 미니멀리즘의 전형과도 같은 디자인은 한눈에 보기에도 멋지다. 아래쪽에 위치한 전원 버튼이 인터페이스의 전부. 이 버튼으로 전원을 켜는 것에서부터 3단계의 분무량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분무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지만 단계별로 버튼의 색상이 변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간단하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바야흐로 전원 버튼 일체화 인디케이터의 재현. 성능도 막강하다. 무려 3.4L 용량으로 8시간 동안 가습이 가능하다. 사실 기능 자체는 초음파 방식 가습기라 한계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디자인으로 용서가 되는 제품. 그러나 복합방식의 가습기들과 가격대가 비슷한 것도 용서가 되려나 모르겠다.

풋워머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특히 여성들은 겨울이 오면 고민이다. 도대체 왜 그렇게 발이 시려운지, 분명히 난방을 하고 잠을 청했는데도 새벽녁이나 아침이 되면 발이 시리다. 물론 잠잘 때만 그런 것은 아니다. 모르는 사람은 평생 모르겠지만 발이 시린 사람은 정말 시도때도 없이 시리다. 아마 유럽에서도 그런 사람이 많나보다. 풋워머는 독일에서 날아온 제품으로 이런 발시림에서 해방될 수 있는 제품 같다. 외형 자체가 일단 굉장히 발이 따뜻해지는 느낌, 마치 신발 케이스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군화나 부츠의 내피의 느낌을 주는, 두발이 들어갈 만한 공간의 발모양 패브릭 구조물이 가장 쉽게 외형을 설명한 묘사. 총 3단계에 걸친 발열모드는 항상 발을 따뜻하게 해준다. 사용법은 전기장판의 그것과 싱크로율 90%. 잠잘 때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해 보인다. 발 시린 것은 해결해도 당신의 잠버릇까지 해결해주길 바라지는 말자.

산요 에네루프 카이로

겨울 야외 활동에서, 혹은 난방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손난로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 초기에는 기름을 사용한 손난로가 인기였는데 때는 디지털 시대인지라 손난로도 전기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초기에 저온 화상이나 빠른 방전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 등장한 제품은 이런 불안 요소들이 제거된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전자식 손난로의 원조 산요 에네루프가 그것이다. 3시간 충전하여 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경쟁제품에 비해 사용시간이 더 길고 PTC, 즉 자가온도제어기능이 있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여성의 화장품 용기를 연상시키는 깜찍한 디자인은 제품의 주요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여성이 가보기 힘든 (군대의 격오지 같은) 혹한지에서는 미미한 온기만 전해주는 수준. 혹여 제품의 콘셉이 철저한 도심용 제품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