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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상학과] 자신의 목표에 맞는 대학을 찾아라
강병진 사진 오계옥 백종헌 2010-12-03

연극영화, 영상문화, 영화예술, 영상시나리오, 연예기획, 영상비즈니스 등 각 대학들이 저마다 다양하게 특화된 영상전공을 내걸고 수험생을 유혹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 학과가 늘어나고, 전문화되었다는 건 그만큼 수험생들의 고민을 배가시킨다. 좀더 치밀하게 비교하고 검토해야 하며, 까다로운 입학전형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다. <씨네21>은 미래의 감독, 배우, 작가, 스탭, 연출가를 꿈꾸는 수험생들이 수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가이드를 만들었다. 실기시험 평가위원이나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교수들에게 유의사항을 직접 물었고, 재학생과 졸업생의 생생한 멘트도 담았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교육원, 동국대학교 전산원 등 영상을 공부할 수 있는 대학 외의 교육기관을 소개했으며 16개 대학의 커리큘럼과 제반시스템, 입시전형을 완벽 분석했다. 한편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대표적인 관련 학과 네곳(영상영화학과, 연기과, 애니메이션과, 방송연예과)의 특성을 별도로 소개했다.

재밌겠다. 멋있을 것 같다. 화려해 보인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은 영화영상학과를 바라보는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직이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하자 각종 미디어들은 영화영상 직업군에 종사하는 이들 또한 멋지고 화려한 전문직 종사자로 포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영상학과를 졸업한 사람들 가운데 CF처럼 멋진 삶을 사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영화만 전공하면 쉽게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산업의 성장과 함께 많은 영화영상학과들이 신설됐고 때문에 경쟁도 치열해졌다. 모든 학문이 그렇겠지만, 영화영상학과 역시 확실한 목표를 세운 자들만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전공이다. 각 대학 영화영상학과들 또한 치열한 현실에 맞춰 변화하는 중이다. 좀더 실습 위주로, 좀더 세분화된 교과과정으로, 좀더 현장과 가까운 시스템으로. 명칭도 달라졌다. 연극영화과를 비롯해 영화영상학과, 영상문화학과, 영화예술학과 등으로 다양하다. 통칭 영화영상학과들은 각기 다른 전략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어떤 학교는 프로듀서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또 어떤 학교는 기술 스탭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더 적합하도록 전문화했다. 때문에 자신의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한 뒤 세분화된 전공과 교과과정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만 한다.

각 대학의 특성화 전략과 현장 중심의 커리큘럼

현재 영화영상학과의 커리큘럼은 학년 별 수준학습으로 구성되고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요구되는 학문인 만큼, 1, 2학년때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고 3,4학년 때는 실제적인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다. 건국대학교 영화전공은 1,2학년 학생들에게 인간과 예술에 대한 이해와 예술가로서의 상상력을 키우고 영화매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경험을 쌓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은 세계영화연구, 한국영화연구, 비평연구, 제3세계영화연구, 다큐멘터리 연구 등 이론 과목을 전 학년에 걸쳐 꾸준히 학습시키고 있다. 용인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역시 1학년 학생에게 기초적인 영화 이론 수업 및 고전적 내러티브,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화 스타일을 익히며 주제의 표현 기법과 미학적 성과를 연구하게 하며, 2학년부터는 시나리오, 연출, 촬영, 편집 등의 연계과목을 통해 영화제작 실기의 기초이론을 다지도록 만들고 있다.

본격적인 실습과정에 이르면 교과과정이 세분화 된다. 연출과 연기가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영화영상학과는 촬영, 조명, 편집, 사운드, 프로듀서의 과목을 통해 영화제작과정 전반에 걸친 이해를 돕고 있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은 2학년 때 디지털영상 워크숍, 조명, 사운드, 편집 등 실습 기초를 익히고 이후 시나리오, 영화 연출, 영화제작 워크숍, 독립프로젝트 등 고급 실습과정을 듣게 하며,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는 영화제작 실습, 매체연기 실습, 연극영화 세미나 등의 실습 과목과 사운드 디자인, 영화기획 등 보다 구체적으로 매체와 파트를 염두에 둔 수업들을 마련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2학년 교육과정에 TV제작 과목을 신설했으며, 그 외 TV-CM제작, 뮤직비디오제작, 영상 마케팅 등의 전문화된 과목으로 매체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백제예술대학은 방송연예과, 방송시나리오극작과, 무대디자인과, CF과로 전공을 세분화했고, 동아방송예술대학 영화예술과와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는 학과 커리큘럼에 영화미술 분야를 강화했다. 성결대학교 영화영상전공은 3, 4학년 때 시나리오 교육에 집중하는 특성화 전략을 택했다. 추계예술대학 영상문화학부는 아예 영상시나리오와 영상비즈니스 과정을 전면에 내세워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마케터 등 프리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과 관련된 인재만 집중 양성하기도 한다. 교과과정이 세분화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영화감독만을 꿈꾸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장기를 발견해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모든 제반공정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한 전공에 융합시킨 순천향대학교의 영화·애니메이션전공 민경원 교수는 "영상제작환경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융합되고 있다. 프로듀서를 하려는 사람들도 특수효과를 모르면 안되고 CG를 하는 쪽도 영화연출에 대해서 배워야만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용인대학교 영화영상학과는 아예 ‘1인 토털 필름 메이커’를 교육의 목표로 지향한다. 영화영상학과의 허욱 교수는 “1인 토털 필름 메이커로서 작품을 만드는 것은 부담감이 큰 작업이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 쓰일 인재를 배출하는 것은 용인대 영상영화학과의 목표가 아니다. 연출, 촬영, 조명, 사운드까지 1명의 학생이 모든 시스템을 총괄하고 관리하는 경험을 중시한다. 당장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버티면서 자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근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고 1인 토털 필름 메이커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초적인 창의력 배양과 다양한 실습과목외에 또 다른 특징은 현장과 연계되는 수업, 그리고 해외교류가 늘었다는 점이다. 인덕대학 방송영상미디어과는 케이블 채널 방송사, 독립 프로덕션과 새로운 산학협력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방송사와 프로덕션은 기획을 맡고 인덕대학 방송영상미디어과는 제작을 맡는 식으로 매주 한 프로그램씩을 완성하는 것이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은 지난 2009년에는 CJ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장편영화 아이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건국대학교 영화전공은 지난 2009년 중국 충칭대 학생들과 함께 2편의 영화를 만든 데 이어, 올해도 2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내년 2월에는 칭다오대 학생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지향하는 바에 맞게 대부분의 영화영상학과들이 현장과 비슷하거나, 현장을 능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추세다. 경희대학교는 최근 ‘경희 글로벌 스튜디오 네트워크(GSN)’를 신설해 풀HD 기반의 방송스튜디오로 인터넷 방송, 화상회의 등을 실시간으로 송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고, 대진대학교는 HD 디지털, 필름 관련 장비를 다수 보유한 기자재실을 비롯해 세트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 만든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시사실, 사진 현상 및 인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암실, 사운드 작업이 가능한 녹음실을 갖추고 있다. 용인대학교 또한 지난 2005년 촬영과 편집의 모든 공정이 학교 내 첨단 장비를 통해서 해결되는 올인원(All-in-one) 시스템을 구축했다.

끈기와 성실성을 보여줘라

영화영상학과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본질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교수진은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 공동작업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한 인성과 사회성, 진로를 길게 바라볼 줄 아는 끈기와 성실성, 인문학적인 소양을 따졌다. 특히 대부분의 교수들이 끈기와 성실성을 강조했다. 용인대학교 영화영상학과 허욱 교수는 “직업적인 관심만 가지고 입학한 학생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다. 가능성을 길게 보고 꾸준히 자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모집전형은 실기와 면접을 치르는 학과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기시험은 대체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 많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는 제시된 단어와 장면을 토대로 3시간 내에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는 시험을 치른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는 수시의 경우, 스토리 구성과 발표를 평가받아야 한다. 단국대와 성결대 역시 주어진 상황과 주요 키워드를 활용해 이후의 상황을 완성하는 이야기 구성 능력 평가를 채택했다.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는 지난해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영화에 대해 피상적인 관심을 가진 학생이나, 성적으로만 평가받으려는 학생이 아닌 영화에 대한 진지한 애정과 발전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의 박근수 학과장은 “일반적인 지식부터 전문적인 영화지식을 평가하고, 학생이 쓴 감상문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전형방식을 취하지만 영화영상학과 교수진들은 열정과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순천향대 민경원 교수는 “일단 확실한 인생목표를 설정하고, 학과가 지향하는 바와 자신의 목표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독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꼭 책에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인터넷, 신문, 잡지 그리고 그림이나 영화들을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창의적인 이야기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에서 나온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김정호 학과장은 “영화만 바라보기보다는 삶에 대해 두루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잡학에 관심이 많아도 좋겠다. 음악영재는 있을 수 있어도 영화영재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영화를 비롯한 많은 예술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통해 빚어지기 마련이다. 창의력과 열정은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