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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그렇게 밴드 메이트는 태어났다
이주현 사진 최성열 2010-12-21

남다정 감독의 <플레이> 마지막 촬영현장

왼쪽부터 이현재, 임헌일, 정준일 그리고 영화에서 준일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김수현.

12월10일에서 11일로 넘어가는 새벽 홍대 근처의 한 공연장. 무대 위 ‘2008 What a Sweet Day’라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새벽 2시가 넘어 스윗 소로우(인호진, 성진환, 김영우, 송우진)의 공연 리허설이 진행됐다. 스윗 소로우 멤버들은 자신들의 달콤한 사랑 노래 <사랑해> 반주가 흘러나오자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한창 몰입해 노래를 부르는데 김영우가 “잠시만요. 헌일아 사랑 노래니까 조금만 밝게 가자”며 노래를 끊는다. 이어 성진환은 헌일에게 다가가 “너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밝은 노래하는데 웃으면서 하자”고 말해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다. 스윗 소로우 공연의 기타 세션으로 참여한 밴드 메이트(임헌일, 정준일, 이현재)의 임헌일에게 선배들은 엄하게 굴었다. 그런데 이는 <플레이>의 마지막 촬영날, 잘 짜인 각본대로 굴러간 상황. 임헌일이 메이트를 결성하기 전 마지막으로 했던 세션이 스윗 소로우 공연이다. “어느 순간 관객의 박수가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즐겁게 연주하려고 발버둥쳐도 공연이 끊나면 우울하고 허탈했다.”(임헌일) 임헌일은 입을 꾹 다물고 허탈한 감정을 연기하는 데 몰입했다.

마이크를 든 4명의 스윗 소로우. 스윗 소로우는 후배의 영화 출연 제의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승낙했다 한다.

마지막 촬영날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임헌일. 남다정 감독은 임헌일이 “뭐든 열심히 하는 모범생” 같은 친구라 했다.

해가 떴다. 스탭들은 공연장 뒤편 골목으로 이동했다. 강우기가 비를 뿌려댔다. 비를 뿌리자마자 바닥이 그대로 얼었다. 아침 촬영에는 메이트 멤버 세명이 모두 모였다. 그중 두명은 비를 맞아야 한다. 오디션장을 빠져나와 차에 악기를 싣는 장면. 남다정 감독은 “첫 오디션 뒤 메이트 멤버들이 갈등을 겪는 장면”이라고 설명한다. 임헌일은 비를 맞으며 악기를 싣고, 이현재는 오디션을 망친 탓에 쭈뼛쭈뼛 악기를 따라 나르고, 정준일은 처마 밑에 가만히 앉아 있는 설정. 밤샘 촬영에 비까지 맞아야 했던 임헌일은 제정신이 아닌지 흥얼흥얼 이상한 노래를 불렀고, 밤도 새우지 않고 비도 맞지 않은 정준일은 멀쩡했다. 결국 4번째 테이크 만에 오케이가 났고, <플레이>의 모든 촬영이 끝났다. 정준일은 자신의 연기가 “골든라즈베리 시상식으로 직행할 연기”라며 두려움에 떨면서도 막상 크랭크업을 하자 아쉬움을 표했다. 메이트는 스웰시즌의 눈에 띄어 스웰시즌 한국 공연 오프닝을 맡게 돼 주목받은 밴드다. 영화는 메이트로 뭉치기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세 멤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년 초 개봉예정.

스윗 소로우는 영화 설정상 후배를 초라하게 만들기 위해 끝까지 오버액션(개다리춤은 기본!)을 멈추지 않았다.

앉아서 모니터를 바라보는 이가 남다정 감독. <플레이>는 남다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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