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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영을 위한 아동용 애니메이션 <너티 프로페서>
김도훈 2011-01-05

부전자전이다. 무대는 가까운 미래. 해롤드(드레이크 벨)는 오리지널 <너티 프로페서>의 미친 과학자 켐프(제리 루이스)의 손자이자 천재적인 과학도다.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영 사회생활에 재능도 없고 외모도 찌질한 해롤드는 엉터리 발명품 때문에 동네 주민들에게 왕따를 당하다가 과학기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거기서 해롤드는 할아버지가 만든 변신 약물을 손에 넣고 매일 밤 섹시하고 능글능글한 성격의 잭으로 변신한 뒤 섹시한 동급생 폴리(브리트니 어윈)를 비롯한 친구들과 모험을 벌인다. 오리지널 <너티 프로페서>의 팬이라면 이 45년 만의 속편 격인 CG애니메이션에서 몇 가지 레퍼런스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다. 이를테면 잭으로 변신한 해롤드가 폴리에게 제리 루이스가 당대에 유행시킨 대사 “Want Some?”을 말하는 순간 같은 것들 말이다.

다만 <너티 프로페서>가 기본적으로는 TV 방영을 위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미국에서는 2008년 TV로 방영됐다). CG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더 심스>(The Sims) 같은 십수년 전의 컴퓨터 게임처럼 시대착오적으로 초보적이다. 심지어 머리카락도 움직이지 않는다. 해롤드가 꿈꾸는 장면들에서만 전통적인 셀애니메이션이 끼어드는데, 이 장면의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무릎을 치다보면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토록 근사한 셀애니메이션을 두고 대체 왜 싸구려 CG애니메이션을 굳이 만들어야 했을까. <너티 프로페서>는 잃어버린 셀애니메이션의 미학적 가치를 별안간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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