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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지만… <리멤버 미>
김도훈 2011-02-16

IMDb의 유저평과 팬사이트에는 ‘걸작’(Masterpiece)이라는 평이 넘실대고, 로튼토마토에는 토마토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 영화들이 종종 있다. 특히 주연이 지금 소녀팬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남자배우일 때 이런 경우가 종종 생긴다. <리멤버 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을 위해 만들어진 이 로맨스영화에 패틴슨 자신이 제작자로 참여했다는 것도 먼저 언급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리멤버 미>의 패틴슨은 청춘영화의 스테레오타입을 연기한다. 그는 자식들에게 무관심한 부자 사업가 아버지(피어스 브로스넌)에 대한 반항심과 형의 자살로 인한 트라우마에 비틀거리는 문학청년 타일러다. 아버지를 혐오하면서도 아버지 돈으로 맨해튼의 커다란 아파트에 사는 그는 형사 닐(크리스 쿠퍼)에게 손찌검을 하고, 아버지의 재력으로 금세 풀려난다. 복수심 반 장난 반으로 닐의 딸 앨리(에밀리 드 라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그는 의도치 않게 앨리와 사랑에 빠진다. 한편, 앨리 역시 어린 시절 엄마가 눈앞에서 강도의 총격에 사망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클리셰로 가득한 이 영화에도 종종 신실하게 울리는 순간은 존재하는데, 그건 모두 에밀리 드 라빈의 참한 연기 덕분이다.

영화는 미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실제 사건을 끌어들인 반전을 마지막에 툭 던지며 끝난다. 인생이란 게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철학을 극단적으로 관객에게 주입하려는 의도다.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이 반전이 “충격적으로 불쾌하다”고 썼다. 로버트 패틴슨의 반짝거리는 얼굴에 눈먼 팬이 아니라면 트래버스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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