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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버전의 현대판 '미녀와 야수' <비스틀리>
신두영 2011-03-16

<비스틀리>는 <미녀와 야수>의 현대판이자 10대 버전이다. 알렉스 플린의 동명 소설이 원작. 유명 앵커의 아들 카일(알렉스 페티퍼)은 재수없는 외모지상주의자 킹카다. 학생회장에 당선된 카일을 못마땅하게 여긴 ‘마녀’ 켄드라(메리 케이트 올슨)는 그에게 저주의 마법을 건다. 카일을 문신과 상처투성이 얼굴의 괴물로 만든 것이다. 카일이 다시 잘생긴 외모로 돌아가려면 진실한 사랑의 한마디 “아이 러브 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괴물로 살아야 한다. 한줄기 희망은 있다. 학생회장 선거 때 3년 만에 처음으로 말을 건넸던 착한 모범생 린디(바네사 허진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비스틀리>는 미녀와 야수라는 캐릭터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 린디는 뉴욕의 10대라고 보기 힘들 만큼 착하고 고전적인 사랑을 원한다. 그녀는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 장미를 좋아하고 명품백보다는 손편지에 혹한다. 카일은 야수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초인적인 능력도 없는 카일은 그저 못생긴 괴물에 불과하다. 카일은 린디를 향한 순수한 사랑에만 목을 맨다. 그녀에게 편지를 쓰고 그녀가 하얀 장미를 키울 수 있게 온실을 만들고 그녀와의 과외 수업에서 배울 시를 외운다. 그 때문에 <비스틀리>의 야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뱀파이어처럼 섹시하지도 않다. 카일 역의 알렉스 페티터가 괴물을 연기하기 때문에 잘생긴 얼굴을 자주 보여주지도 못한다는 것도 영화의 큰 함정이다. 꽤 매력적인 배우를 섭외했음에도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에 실패하면서 영화는 못되고 버르장머리없는 왕자가 착한 소녀를 만나 개과천선한다는 동화처럼 평이하게 흘러간다. <비스틀리>는 근사한 장르영화로 변주될 수 있었던 원작 소설을 평범한 할리퀸 로맨스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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