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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지켜보는 아버님을 지켜보겠어요". <미트 페어런츠3>
김용언 2011-03-30

간호사 그레그(벤 스틸러)가 팸(테리 폴로)과 결혼한 지 어언 10년. 이제는 귀여운 쌍둥이까지 생긴 어엿한 아빠가 됐다. 쓸데없이 의심 많은 전직 CIA 출신 장인 잭(로버트 드 니로)은 건강이 악화되면서 그레그에게 가문의 가장 자리를 물려줄 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그레그에게 ‘갓퍼커’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리하던 그레그는 결국 재정난에 빠지고, 미모의 제약회사 영업사원 앤디(제시카 알바)와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 ‘오래지탱’의 홍보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그 모습을 오해한 잭은 잘생기고 돈까지 많은 딸의 전남친 케빈(오언 윌슨)을 새로운 사위로 점찍는다.

가족의 과장된 캐리커처를 웃음 도구로 사용하는 이 시리즈에서 스토리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쉽다. 하지만 2001년에 처음 등장한 <미트 페어런츠>는 3편에 이르기까지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거듭 결합하며 나름의 안정적인 구도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영화의 핵심은 로버트 드 니로와 벤 스틸러의 대결구도다. 우람한 몸집에 화통을 삶아먹은 목소리, 엄격한 자기 규제의 화신인 장인어른, 키도 작고 몸집도 여위었고 성격까지 소심한 사위가 마주 서서 눈싸움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어쩔 수 없는 권력구도의 활력이 튀어나온다. 벤 스틸러는 오히려 여타의 코미디 출연작에서보다 확실하게 자제하며 정확한 타이밍에 코믹 연기를 구사하고, <죠스>까지 패러디하는 몸개그의 대부분은 로버트 드 니로에게 할당된다. “지켜보고 있다”는 장인에게 사위가 “절 지켜보는 아버님을 지켜보겠어요”라고 응수하는 장면은 아마 두고두고 패러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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