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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영화 세일즈의 미래가 여기에

점차 확대되는 온라인 스크리닝… 독립영화 세일즈에도 큰 효과 있을 듯

온라인 스크리닝 전문사이트'페스티벌스코프'가 상영하는 대표영화 중 한편인<람보크>.

2011년 영화제를 중심으로 한 세계 영화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온라인 스크리닝’이다. 현재 온라인 스크리닝 플랫폼(Online Film Viewing Platform)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론칭한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과 온라인 스크리닝 전문 사이트 ‘페스티벌 스코프’, 칸국제영화제의 필름마켓 사이트 ‘시난도닷컴’ 등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온라인 스크리닝 시스템은 필름마켓이나 영화제 등과 같은 오프라인상의 플랫폼 영역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스크리닝 시스템의 운영방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의 배급 주체에게 온라인 스크리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멤버십을 가진 바이어 등이 온라인 스크리닝을 통해 이 작품들을 본 뒤 당사자들이 거래를 하게 하는 방식이다.

올해 들어 온라인 스크리닝 시스템의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페스티벌 스코프다. 페스티벌 스코프는 시난도닷컴이나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과 달리 마켓이라는 기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전략은 세계 여러 영화제와 손잡고 각 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다. 2011년 3월 현재, 페스티벌 스코프는 베를린, 카르타헤나, 클레르몽 페랑, 사라예보, 로카르노, 베니스 등 30여개 영화제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시난도닷컴은 상대적으로 좀 소극적인데, 아부다비, 소피아, 스톡홀름 등 6개 영화제에 불과하다. 지난해 출범한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과 일반 작품만을 대상으로 했다. 온라인 스크리닝이 영화를 사고파는 영화 비즈니스에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제 막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수익모델이다. 이들 사이트의 목적이 조금씩 다른데, 페스티벌 스코프는 예산의 대부분을 미디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고 있다. 즉 아직은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시난도닷컴이나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은 마켓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것이다. 결국 아직은 수익모델을 모색 중인 단계라 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영화정보 사이트인 IMDb 역시 최근 온라인 스크리닝 론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비용 문제 때문에 마켓 참가가 여의치 않은 가난한 제작자들에게 온라인 스크리닝은 유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또 각 온라인 스크리닝 플랫폼은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를 확장해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작품을 관람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할 것이며, 상영작을 사고 파는 단순한 시장에서 벗어나 시나리오, 탤런트 등을 소개하고 거래하거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도 가능한 토털 온라인 필름마켓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은 영화제 상영작에 제한되지 않고 일반 작품 상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페스티벌 스코프처럼 특정 영화제 상영작을 끌어들이는 것에 아직은 별 관심이 없다. 반면에 한국의 IT 환경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은 콘텐츠 보안 서비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반의 액티브엑스 설치가 필요한 동영상 솔루션을 갖추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운영체계나 브라우저를 쓰는, 예를 들어 애플의 맥 기반 컴퓨터에서는 재생이 불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때문에 해외의 모 평론가는 아시안필름마켓 온라인 스크리닝이 실패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물론 그의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올해는 크로스-브라우징이 가능한 기술을 적용하여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재생이 가능한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다. 또 비용 때문에 한정된 기간에만 서버를 열어놓는 문제도 해결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온라인 스크리닝’은 필름마켓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특히, 독립영화 세일즈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가 그 본격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