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환상 속 액션은 쿨, 현실로 돌아오면 글쎄... <써커펀치>

역시 잭 스나이더! 예고편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이다. 짧은 시간에 관객을 낚아야 하는 예고편의 특징은 <써커펀치>와 잘 맞아떨어진다. <새벽의 저주> <300> <왓치맨>을 통해 잭 스나이더는 열광적인 팬들을 등에 업고 단숨에 비주얼 아티스트로 떠올랐다. 그로 인해 <써커펀치>에 대한 기대는 한결같다. 섹시 컨셉의 다양한 코스튬으로 무장한 다섯 소녀가 벌이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이번엔 어떤 영상을 보여줄 것인가?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컸다.

에밀리 브라우닝이 직접 부른 <Sweet Dreams>를 배경에 깔고, 베이비돌이 계부에게 학대받고 정신병원에 갇히는 오프닝 시퀀스는 압도적이다. 이후 5명의 소녀가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과정이 격투 게임 스테이지처럼 진행된다. 4개의 스테이지 중 일본 신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액션은 굉장히 박력있다. 하지만 현실과 탈출을 위해 여전사로 활약하는 환상의 세계를 오가는 영화 구성은 치명적이다. 신사와 독일군, 드래곤, 도시로 질주하는 기차 내부의 액션은 눈이 즐겁지만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영화는 걷잡을 수 없이 지루해진다.

<써커펀치>는 잭 스나이더의 연출작 가운데 원작없이 오리지널 각본으로 만들어진 첫 작품이다. 그 결과는 실망스럽다. 액션 위주의 장면들을 떼놓고 보면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나 게임 동영상처럼 대단히 쿨하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 비주얼도 장편 길이로 늘리면 지겨워지게 마련이다. 영화의 기본은 이야기다. 결국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좋은 이야기를 가진 영화들이다. <써커펀치>는 이 단순한 진리를 새삼 일깨운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