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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던컨존스'의 집중력 <소스 코드>
김도훈 2011-05-04

<소스 코드>는 양자역학 타임머신에 대한 영화다. 양자역학을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이 영화가 평행우주론에 입각한 시간여행을 다룬다는 것만 알면 된다. 영화 속 ‘소스 코드’는 미군이 발명한 시공간 이동 프로그램으로, 사망자가 마지막으로 두뇌 속에 지니고 있는 8분간의 기억을 대리 체험할 수 있다. 주인공인 콜터 대위(제이크 질렌홀)는 소스 코드를 이용해 통근열차 테러로 사망한 남자의 마지막 8분으로 돌아가 폭탄과 범인을 찾아야 한다. 문제가 하나 있다. 콜터 대위는 스크린에 비치는 굿윈(베라 파미가)의 명령을 따라야 하지만 소스 코드가 뭔지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상태다. 군부는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그를 강제적으로 기차 테러의 마지막 8분 속에 반복해서 보낸다.

<소스 코드>의 이야기가 그리 독창적인 건 아니다. 설정은 토니 스콧의 <데자뷰>와 비슷하고, 과거로 반복해서 돌아가는 건 시간여행 코미디 <사랑의 블랙홀>을 쏙 빼닮았다. 그러나 이 비교적 적은 예산의 SF영화는 장르팬들에게 익숙한 주제를 반복하면서도 여전히 꽤 독창적으로 보인다. 거두절미하고 SF적 아이디어 하나에 집중하며 달려가는 집중력 덕분이다. 던컨 존스는 강력한 장르적 아이디어의 힘이 관객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무기라는 걸 데뷔작인 <더 문>에 이어 다시 증명해낸다.

안구를 약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모든 상황을 설명할 줄 아는 베라 파미가의 존재는 조금 허약한 과학적 설정을 보완하는 <소스 코드>의 또 다른 무기다. 그녀가 나온 분량은 작고 설명적인 역할일수록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는 증거 자료로 만들어 모든 장르영화 감독들에게 뿌려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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