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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고의 사랑> "죽으면 벗어날 수 있을까요?"
2011-06-17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죽으면 될까요? 죽으면 벗어날 수 있을까요?"

최고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은 16일 이렇게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온갖 루머를 해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자숙하겠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나 '계속해서 물의를 일으키고 비호감 이미지로 연명하는 데 대한 생각은 어떠냐'는 가혹한 질문을 받자 더는 참지 못하고 자신이 죽으면 되겠냐며 오열했다.

그는 "죽으면 내가 뭘 팔든, 어떤 사랑을 했든 용서받고 미안해져서 욕먹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죽는데 뭘 벗어나고 뭘 지켜. 말도 안돼"라며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연예계를 배경으로 한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이 대중의 유희로서 매일같이 왕성하게 소비되고 유통되지만 그 당사자인 연예인의 영혼을 갉아먹는 루머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다루며 연예인들과 관계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인 '최고의 사랑'은 '독고진 신드롬'을 타고 인기도 높지만 웃고 떠드는 가운데 태생적으로 루머와 한몸으로 살아야하는 연예계의 생리를 날카롭게 묘사하며 단순한 오락 이상의 여운을 주고 있다.

◇"어이없고 억울합니다" = 가수 겸 배우 신성우는 지난 15일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트위터를 통해 반박하며 기막힌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한 여배우와 얽힌 루머에 대해 "포털 글들을 보고 웃었습니다"라며 "누구보다도 (그 사람이) 행복하길 원했던 한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저때문에 헤어진 것처럼 됐더군요. 어이없어서. 참 뭐라 말해야할지. 한말씀 드리자면 저는 개념도 있고 상식 있는 사람"이라며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신성우가 이처럼 트위터를 통해 발언한 것은 그만큼 루머가 일파만파 퍼졌기 때문인데, '최고의 사랑'에서는 인터넷과 사람들의 입을 통해 루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파되며 확산되는지 상당히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주인공 독고진(차승원 분)-구애정(공효진) 커플과 주변인들의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심경 역시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실제로 신성우처럼 연예인이 루머에 시달리다 결국 해명에 나서는 사례는 이른바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루머의 확산 속도와 강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서 연예인들도 마냥 침묵 혹은 무시 전술로 대처할 수만은 없게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가수 나훈아는 2008년 온갖 스토리가 복합된 루머에 시달리다 결국 기자회견을 열고 바지 지퍼를 내리기 직전까지 갔었고, 최근에는 신혼부부인 배우 정준호와 MBC 이하정 아나운서 커플이 파경설에 휩싸여 정준호가 공개적으로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최근 가수 김완선은 패션앤 '여배우 하우스'에 출연해 한때 널리 퍼졌던 자신의 '홍콩 원정 출산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당시의 배신감과 외로움에 대해 토로했다.

또 가수 옥주현은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루머로 크게 곤욕을 치렀고,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제작진이 공개적으로 사이버 수사 의뢰의 뜻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구애정, 남의 일이 아니야" = 문제는 루머가 해명을 한다고 쉽게 가라앉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은 한때 걸그룹 국보소녀의 리더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지만 온갖 루머에 시달리다 한순간에 비호감 연예인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를 둘러싼 루머의 대부분은 왜곡, 과장된 것이다. 하지만 대중은 드러난 사실 혹은 선정적인 대목에만 주목할 뿐, 진실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드라마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실제로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들은 늘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해야한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는 루머에는 그저 홀로 가슴을 치는 경우가 많다. 루머에 대응하다가 자칫 루머를 더 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은 해명 한번 못하고 억울함을 꾹꾹 삭힌다.

물론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경우도 있지만, 드라마의 구애정처럼 진실과 달리 왜곡된 소문으로 피해를 보거나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연예인들의 주장이다.

강태규 뮤직팜 이사는 17일 "연예계에는 어느날 갑자기 스타가 나오기도 하지만 사소한 실수로 하루아침에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연예인들도 많다"며 "'최고의 사랑'은 그런 부분에 있어 대중이 모르는 연예인의 심리와 입장을 아주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호감으로 전락한 연예인의 처지는 굉장히 심각하며 재기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된다. 그 과정에서 구애정처럼 작은 일에도 몸을 사리는 경우가 생겨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고진과 구애정이 처음에 서로를 향한 자신들의 마음을 애써 부정하려 했던 것도 이미지와 루머 때문이다. 최고의 스타 독고진은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과 얽혔다가 한방에 '훅' 갈 수 있기에, 구애정은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최고의 스타를 유혹했다는 루머라도 나면 재기 불능이기에 서로에게 다가서지 못했다.

한동안 '무례한 연예인'의 대명사로 거론됐던 한 여배우의 매니저는 "정황을 보면 그게 아닌데 소문이 항상 왜곡되고 부풀려서 났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명해도 믿어주지 않아 한동안 고생했다"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매니저는 "문제는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대로 믿는다는 것이다. 구애정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마음을 다스려야" = 죽으면 루머에서 벗어날 수 있겠냐는 구애정의 절규는 고(故) 최진실의 사례와 오버랩되며 드라마를 넘어 현실적으로 강한 울림을 준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계에서 장수하기 위해서는 연예인 스스로 끊임없이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최고의 사랑'에서 윤필주를 연기하는 윤계상은 "연예계에서 자살 사건이 많은데 연예인이기 이전에 우리도 인간으로서 자신의 인생이 있으니 그것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의 스토리가 실제 연예계와 많이 비슷하다. 구애정처럼 오해로 안 좋은 이미지가 굳어진 연예인들이 있다. 억울한데 겉으로만 판단하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예인은 엄청난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예계 생활을 12년 정도 해보니 어떤 것을 좇아야겠다는 마음이 굳다면 인기나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더라"며 "나도 그간 부침을 많이 겪었는데 어느 시점에 마음을 비우니 편해졌다. 인기가 아닌 연기를 목표로 삼고 그것을 좇으니 오해나 루머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애정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공효진은 "연예인도 실수를 하는 사람이고 한줄의 악플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기는 한때라는 것을 안다. 지금 날 공중에 띄워준 사람들이 어느 순간 돌아서면 배신감이 클 것 같다. 그래서 늘 '이 순간을 잠깐만 즐기자'고 하고 되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쓴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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