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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그린 호넷> 참조 안했다
주성철 2011-06-21

<정무문: 100 대 1의 전설> 유위강 감독

<무간도> 시리즈로 기억되는 유위강은 여전히 홍콩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다. <상성: 상처받은 도시>(2006)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가 리차드 기어 주연의 <트랩>(2007)을 만들었고, 유덕화와 서기 주연의 멜로 <라스트 프로포즈>(2009)를 내놓은 것 정도를 빼고는 지난 몇년간 쉼없이 일하던 그답지 않게 여유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 그가 뭔가 작심이라도 한 듯 내놓은 영화가 <정무문: 100 대 1의 전설>이다. 과거 <풍운>(1998), <중화영웅>(1999), <결전>(2000) 등 특수효과가 가미된 무술액션영화들을 만들던 그로서는 거의 15년 만에 만드는 본격 무술액션영화라 무척 호기심이 동한다. 게다가 견자단과의 만남도 궁금하다. 그에게 서면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소룡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이소룡은 유명한 액션배우일 뿐 아니라 위대한 무술가다. ‘쿵후’라는 단어를 전세계에 소개한 사람이다. <정무문>(1972)이 개봉할 당시 나는 10대 청소년이었지만 정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후 언제나 이소룡을 따라 기합을 지르고 심지어 물건을 들어 쌍절곤 흉내도 냈다. (웃음)

-최근 이소룡에 관한 드라마도 만들어졌고, 그를 소재로 한 영화도 많았다. 견자단 역시 과거 <정무문>의 진진을 연기한 적도 있다. 그런 상태에서 여타의 이소룡 영화들과 비교해 어떻게 자기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심으려고 노력했나. =주인공 ‘진진’ 캐릭터를 구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 그는 단순히 거칠기만 한 무술가가 아니라 문무쌍전이었다. 영화에서 그는 유럽에 가서 전쟁을 경험하고 온 뒤 <007> 시리즈에 나올 법한 특수 임무에 투입됐다. 항일운동을 위한 책략으로 암흑가에 침투하기도 했다. 단순히 이 인물의 배경만을 놓고 보더라도 기존의 이소룡 작품과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는 견자단으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고, 또한 업그레이드된 액션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소룡이 과거 <정무문>처럼 도장에서의 마지막 대결 뒤 죽은 것이 아니라는 설정은 무척 신선하다. =<정무문>은 진진의 공중차기로 마지막 신을 연출했다. 이때 우리는 그가 정말로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이 부분에 착안하여 스토리를 전개했다. 당시 진진은 죽지 않았고 그 뒤 그는 각지를 전전하다 프랑스에서 중국인 노동자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참전 뒤 진진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과 귀국하게 된다. 그 당시 중국 상하이는 세계 열강들이 할거하던 시기였고, 그중 일본은 중대한 침략 위기에 당면해 있었다. 이때서야 중국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전장임을 깨닫게 되고 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관객이 새로운 각도로 본 영화를 감상하길 바라는 점이다. 관객의 눈과 귀가 새롭게 열리길 바란다.

-<정무문>을 따르되 역시 이소룡의 <그린 호넷> 이미지를 가져오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그 이미지는 딱 정해두고 ‘그린 호넷’을 참고한 것이 아니다. 가면을 쓴 히어로들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중국이나 외국 문화권에서 나타난 적이 많았다. 쾌걸 조로나 베트맨 등의 협객이 있고 홍콩 무협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는 여협 모란도 있다. 그래서 그린 호넷 이미지를 차용했다기보다 그런 이미지를 통해 이소룡에 대한 존경을 바치고 싶었다.

-이소룡의 향수를 살리되 견자단의 개성을 살리는 것, 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려고 했나. =영화 속 견자단은 이소룡의 대표 의상인 흰색 차이나 컬러 정장을 입고 그의 대표 무기인 쌍절곤을 들고 이소룡식의 무술만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 영화에선 진진을 조금 더 새롭게 포장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이 말한 그린 호넷처럼 전신 야행복을 추가하여 그에 대한 신비감을 조성했다. 또한 영화 속 진진은 다양한 신분을 가지고 있다. 평일 낮에는 나이트클럽의 투자자로, 저녁이 되면 히어로로 변하여 악당들을 물리친다. 그리고 견자단은 액션신에서 근접박투기술을 기존 무술과 융합해 새롭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줬다.

-과거 홍콩은 무협액션영화의 천국이었다. 실제로 당신 역시 쇼브러더스에서 일을 시작했던 것으로 안다. 과거 젊었을 적 당신이 좋아했던 홍콩 액션영화들은 무엇이었나. =굉장히 많다. 장철의 <독비도> <십삼태보> <마영정> <자마>, 유가량의 <소림삼십육방> <오랑팔괘곤> 등이 있고 또 개인적으로는 <대군벌> <무송> <화소원명원등> 등을 만든 이한상 감독을 아주 좋아했다. 모두 존경하는 선배 감독들이다.

-계속 고전하다가 자기만의 스타일로 악당을 제압하는 마지막 라스트 액션신 연출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중요한 액션신이다. 나는 각각의 난이도를 가지고 이 장면을 연출했다. 우선 진진과 일본 가라테 무술가 100명과의 대결, 그 뒤 쌍절곤을 들고 적들을 전부 격퇴하는 장면, 마지막으로 혼자 남은 지카라이시 다케시와의 일대일 대결 장면으로 연출했다. 당연히 진진은 혼절하기 직전까지 상처를 입었고 옷들이 찢겨나갔으며 적수공권으로 남은 힘을 다해 지카라이시 다케시와 근접 격투를 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진진을 살려둔 것은 속편을 계획하고 있어서인가. =진진의 이야기는 정말로 대단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 그의 과거 스토리나 후속 스토리 모두 연출이 가능하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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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데이지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