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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완결성은 후속편에서 이어진다 <퍼스트 어벤져>
김용언 2011-08-03

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 빈약한 체격의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는 그 누구보다 군 입대를 간절히 원하지만 번번이 거부된다. 어느 날 포기를 모르는 그의 근성과 정의로움을 눈여겨본 에스카인 박사(스탠리 투치)가 스티브에게 입대 허가를 내주고, 결국 최고의 전사를 양성하는 ‘슈퍼 솔저’ 프로젝트의 최초 실험자로 발탁된다. 이 실험을 통해 스티브는 완벽한 육체와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얻게 되며, 일명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는 뛰어난 군인으로 성장한다. 한편 나치 내의 비밀조직인 최정예 군단 ‘히드라’의 수장인 요한 슈미트(휴고 위빙) 역시 초인적인 힘의 비밀을 알아내고, 단지 전쟁의 승리에 그치는 게 아니라 히틀러를 뛰어넘어 전세계를 정복하려 한다.

우리는 이미 배트맨이라든지 엑스맨의 세계에 너무 익숙해진 건지도 모른다. 상처받고 고뇌하며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슈퍼히어로의 세계. 그와 달리 <퍼스트 어벤져>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균형잡혔으며 정의로움의 상징과도 같은 슈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자칫 여타의 히트작들보다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기술에 의한 ‘돌연변이’도 아니고, 최첨단 무기의 도움만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북유럽 신화와 게르만 신화를 들먹이며 ‘신화’가 ‘과학’이 될 수 있다고 강변한다는 점에서도 현대 관객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1941년이라는 배경, 2차 세계대전 중이라는 미묘한 시기에 처음 등장한 원작 만화가 필연적으로 내포할 수밖에 없는 ‘세계를 이끄는 미국 영웅’의 우상화 관점이 21세기에도 여전히 통용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떠오른다.

이에 대해 <퍼스트 어벤져>는 매우 온화한 방식으로 ‘강하고 선한 미국’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려 노력한다. “왜 하필 나인가”라는 스티브의 질문에, “전쟁은 무기로 치르지만 승리는 사람이 이끄는 것”이라는 패튼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약한 사람만이 힘의 가치를 알고 연민을 느낄 줄 안다”고 강조함으로써 ‘선한 사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내세운다. 게다가 캡틴 아메리카의 무기는 살상용이라기보다는 보호 내지는 수비용에 가깝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 성조기가 그려진 방패는 각종 화력무기를 되받아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슈퍼히어로가 앞장서서 파괴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행한 자가 그대로 그 악을 되받는다는 설정을 방패로 매끈하게 커버하는 것이다. 시간적 배경이 2차대전이니만큼 용감한 애국자에 대한 찬양의 시선(심지어 엔딩 크레딧의 이미지 시퀀스로도 등장한다)이 다소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참을 만하다. 무려 70년 전의 액션신을 화려하게 치장하면서도 최소한의 현실성을 담보하려 연구한 스탭들의 고민도 비교적 깔끔하게 제시된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리즈 후편을 미리 기획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1편이라 하더라도 <퍼스트 어벤져>의 듬성듬성한 연결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스티브의 친구 버키는 죽은 것인가 혹은 단순 실종인가? 절대적인 힘의 근간인 코스믹 큐브는 단순한 에너지원인가 혹은 캡틴 아메리카의 초능력을 강화하는 매개체인가? 코스믹 큐브의 실체에 맞닥뜨린 악당 레스 스컬은 파괴된 것인가 아니면 더한층 내면의 악이 증폭되었나? 이 해답을 미리 알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가 등장하는 국내 출간 그래픽 노블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과 <시빌 워> 시리즈를 미리 다 읽을 열혈 독자도 분명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마블에선 오히려 이같은 상황이 영화의 프랜차이즈화를 위해 더 유용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리즈 1편 자체의 완결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진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와 뉴멕시코에 떨어진 토르의 망치가 잠깐 등장했던 <아이언맨2>, 눈속에 파뭍인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이 아주 잠깐 스쳐가고 ‘아이언 맨’ 토니 스타크가 카메오로 출연했던 <인크레더블 헐크> 등의 온갖 사소한 단서들이 드디어 내년 여름 개봉하는 <어벤저스>에서 통합되는 것이다. 아이언맨, 토르, 호크 아이, 캡틴 아메리카, 닉 퓨리 등이 한데 모여 최정예 부대를 이루는 <어벤저스>는 마블의 최고 야심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퍼스트 어벤져>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다음 <어벤저스>의 티저 예고편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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