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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과 도주가 빚어내는 액션의 쾌감 <최종병기 활>
송경원 2011-08-10

최종병기 활(弓)이라 쓰고 활(活-살다)이라 읽는다.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으로 오랑캐에 끌려간 누이를 구하려 만주까지 달려간 조선 최고 신궁의 이야기다.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바라본 남이(박해일)는 유일한 피붙이인 동생 자인(문채원)과 함께 도망쳐 지인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역적의 자식이란 멍에로 괴로운 나날에도 동생을 지켜주란 아버지의 유언만은 가슴속에 품고 사는 남이. 세월이 흘러 어렵사리 성사된 자인의 혼인날, 때마침 마을을 습격한 청나라 정예부대가 자인과 신랑(김무열)을 포로로 잡아간다. 아버지가 남겨준 활을 들고 누이동생을 구하기 위해 청나라 왕자를 추격하는 남이. 한편 왕자를 보호하기 위해 청의 명장 쥬신타(류승룡)는 남이를 뒤쫓는다.

단순하고 단단하고 빠르다. 물량으로 승부하는 블록버스터가 종종 범하는 패착은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에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극 전체의 리듬마저 망가지곤 한단 것이다. 9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사극 액션 활극 <최종병기 활>은 추격과 도주가 빚어내는 액션의 쾌감에 집중한다. 단순 명료한 이야기에 힘입은 단단한 전개가 돋보인다. 숨어서 서로를 겨냥해야 하는 ‘활’이란 소재가 주는 긴장감 또한 적지 않다. 무엇보다 대결에서 대결로, 물리고 들어가는 매끄러운 상황의 연결이 인상적이다. 조금은 장황한 초반 설명이나 어색한 CG장면 등 흐름을 깨는 몇몇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휘어져 들어오는 남이의 곡사처럼 적재적소에 배치된 액션의 리듬감과 막힘없는 연출의 속도감은 기억에 남는 결정적 한방이 부족한 이 영화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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