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추억의 동영상 앨범 그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한 <환타스틱 모던 가야그머>

영화의 주인공은 “홍대 인디신 최초의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다. 2006년 발매한 1집 《상사몽》이 1만장을 넘었고 낮에는 전화상담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음악 공연을 하는 생활형 인물이자 성실한 음악인으로 주목을 모았고, 홍대 인디신의 새로운 재능의 출현으로도 인정받았다. 본인은 그러나 새로운 에너지를 더 얻고 싶었던 것 같다. 모름지기 “음악인이라면 거리 공연은 한번쯤 나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각오로 정민아는 ‘정민아 밴드’의 친구들(퍼커션 양현모, 베이스 곽재훈, 그리고 첫 번째 음반 발매를 계기로 알게 된 김보경)과 함께 길을 나선다. 전주, 청주, 부산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그들의 연주와 노래를 들려준다. 그들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노란 샤쓰의 사나이>의 연주와 노래를 하는가 하면, 한적한 동네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동요를 들려달라고 하면 “앞다리가 쏙, 뒷다리가 쏙” 하며 <개구리 송>도 들려준다.

영화는 정민아와 정민아 밴드의 그러한 소박한 전국 투어의 풍경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개인적인 추억이 강조된다. 영화 속 주인공 정민아는 쾌활하게 투어를 이끌고 친구들은 정감있게 음악 여행을 함께한다. 그들 사이에는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쌓였을 것이다. 영화가 그걸 보여준다. 또 어떤 관객에게는 음악적 감동을 전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여행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 짐작된다. 하지만 좋은 추억과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악이 좋은 영화가 되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그 ‘좋음’들을 느슨하고 안이하게 나열하는 데 그친다. 그런 이유로, 추억의 동영상 앨범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