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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스타일의 반복 <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김도훈 2011-08-24

뭔가가 저택에 살고 있다. 샐리(베일리 매디슨)는 양육에 관심이 없는 엄마에 의해 아빠 알렉스(가이 피어스)와 아빠의 여자친구 킴(케이티 홈스)에게 보내진다. 건축가인 알렉스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킴은 빅토리아 양식의 대저택을 개조하는 중이다. 거대한 저택에 적응하지 못하던 샐리는 미로 같은 정원을 홀로 다니다가 지하실을 찾아낸다. 그날 밤부터 샐리는 지하실로 연결된 통풍구를 통해 이상한 목소리를 듣고, 목소리의 주인공인 이빨 요정들이 샐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 영화다. 고풍스러운 대저택, 환상에 사로잡힌 소녀, 바닥을 기어다니는 작고 흉측한 요정들. 여기에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악마의 등뼈>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 등에서 델 토로가 반복적으로 삽입해온 모든 것이 들어 있다. 특히 탐미적인 프로덕션디자인은 영화의 기묘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전반부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델 토로가 제작에 참여한 여타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은 좀처럼 서스펜스와 공포를 절정으로 밀어붙이려 들지 않는다. 특히 이빨 요정이 본격적으로 날뛰는 후반부는 미국에서 R등급을 받았다는 소문에 비하면 기대보다 강도가 약하다(재미있게도 한국에서는 검열없이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 동화적인 모티브를 해치지 않기 위해 공포의 강도를 적정선으로 유지한 듯한 느낌도 있다.

그간 델 토로가 제작해온 스페인풍 호러영화들은 아시아 호러영화의 영향력을 은연중에 드러내곤 했다.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만큼은 아니지만 여기에도 낡은 저택과 소녀로 시작해 숨겨진 비밀과 슬픈 결말로 이르는 모양새가 딱 지난 10년간 제작된 아시아 호러영화들을 연상시킨다. 물론 약점도 똑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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