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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서울] 이토록 스타일리시한 연극이라니
2011-09-22

검객괴담 <됴화만발>

검객괴담 <됴화만발>

일정: 9월25일까지 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문의: 02-758-1250

‘검객괴담’이라는 부제가 붙은 <됴화만발>은 <가마> <남자충동> <미친키스> 등으로 한국 연극계를 뜨겁게 달궜던 조광화 연출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연극이다. 일본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소설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를 모티브로, 원작에 무협 요소를 가미하고 벚꽃을 무릉도원이 연상되는 복숭아꽃으로 치환했다. 고대 진시황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2천년이 넘는 세월을 홀로 견뎌온, 영생불사의 운명을 짊어진 검객 케이의 이야기가 두 시간가량 펼쳐진다. 말보다 움직임으로 관객과 소통해야 하는 케이 역에는 <사춘기>와 <39계 단>의 배우 박해수가 캐스팅됐다.

<됴화만발>은 제목에서 ‘복숭아꽃 활짝 핀 무릉도원의 정경’ 정도가 연상되지만 실상은 기존 서사 중심의 연극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연극의 문법과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원작과 연극에 흐르는 ‘인간 존재의 외로움’이라는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주제는 무협, 만화, 괴담, 설화, SF 등 대중문화를 지배하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대에 펼쳐진다. 해금의 선율을 살린 배경음악, 그리고 무술감독이 아닌 안무가가 연출한 액션장면은 여느 뮤직비디오만큼이나 폼 나고 화려하다.

<됴화만발>의 주제와 서사를 따라가는 것은 웬만해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작품을 ‘이해’하기 힘든 관객일지라도 이미지와 스타일에 몰입하다 보면 ‘감각’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조광화 연출의 말마따나 “이해와 감각은 한끗 차이”다.

글: 윤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