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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보다는 가슴 따뜻한 순간이 더 많은 <소중한 사람>
신두영 2011-09-21

홀로 노년을 보내고 있던 마사코(요시유키 가즈코)는 셋째 며느리 토모에(하라다 미에코)의 제안으로 아들네서 함께 살게 된다. 며느리는 음식 솜씨 좋고 바느질도 잘하는 시어머니가 집안일을 거들 것으로 내심 기대했지만 시어머니는 치매에 걸리고 만다. 이때부터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전쟁이 시작된다. 시어머니의 행동에 왜 그러냐며 다그치기만 하던 며느리는 치매 노인들을 돌보는 사찰 시설에 다녀온 뒤부터 달라졌다. “시어머니를 칭찬해준 적이 있는가?”라는 시설 관계자의 물음이 시작이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마음속 깊은 고민과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이윽고 둘은 한 이불에서 잠이 든다.

우선 손수건부터 준비하자.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필요로 하는 영화인지 말해준다. 그러나 <소중한 사람>은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기 위해 기획된 영화가 아니다. 어쩌면 영화를 보는 동안 눈물을 흘리는 순간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체험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이 가슴 뭉클한 체험의 안내자는 50살이 넘어 데뷔한 마쓰이 히사코 감독이다. 데뷔작인 <유키에>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와 미국인 남편의 이야기를 담아낸 마쓰이 감독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고부 관계를 차분하고 내밀하게 조망한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간병한 며느리의 간호일지를 바탕으로 한 원작 소설 <잊어도 행복해>의 제목처럼 <소중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슬픈 영화가 아니라 행복한 영화다. 그렇다고 손수건을 잊어서는 안된다. 곳곳에 눈물샘을 자극하는 지뢰가 숨어 있다. <소중한 사람>은 이례적으로 중·장년층 관객을 위한 한국어 더빙판을 자막판과 함께 개봉한다. 더빙판은 임순례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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