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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벽을 부수다
2011-10-13

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 <더 라스트 월>

일정 | 10월15∼16일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 02-889-3561~2

가을의 축제가 부산에서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은 지금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한창이다. 8개국 37개 단체의 37개 작품이 차례로 무대에 선다. 연극, 무용, 장르를 선뜻 구분짓기 어려운 복합장르 등 다양한 작품들이 오는 10월31일까지 관객의 마음을 훔칠 예정이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특징은 실험성이다. 낯익은 작품일지라도 새로운 해석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재형 예술감독의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는 어떻게 보여주는가를 봐달라”는 말 속에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핵심이 들어 있다.

연극적 움직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김윤정 안무가의 <더 라스트 월> 또한 이러한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특징에 잘 들어맞는다. 현대무용, 연극, 음악, 미디어아트, 패션, 건축 등 여러 장르를 통섭하는 총체극으로, 여섯명의 댄서들이 출연하지만 극의 전개는 두명의 배우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한명은 작가이며 다른 한명은 작가의 작품 속 등장인물이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작품 속 남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벽에 부딪혀 작품을 지우려 한다. 위태로워진 남자는 살아남기 위해 작가를 설득한다. 그러나 작가는 그 벽이 바로 자신이 만든 그 남자였음을, 결국은 자기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댄서들은 배우의 내면을 확장하여 움직임으로 극을 표현한다.

<더 라스트 월>은 벽에 관한 색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물리적인 벽, 심리적인 벽 등 벽은 어디에서나 존재하지만, 실제로 우리 앞에 놓인 벽은 어쩔 수 없는 본성의 벽, 바로 내 안에 있는 벽이다. 이 작품은 벽이 곧 문이 될 수 있고 창이 될 수도 있음을, 혹은 서로에게 건너가는 다리가 되거나 잠시 빌려 앉는 의자가 될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더 라스트 월>은 여러 장르가 통섭된 작품답게, 출연진과 제작진의 구성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극을 이끌어가는 두 배우로는 영화 <나비>의 김호정과 캐나다 출신의 제프리 아머가, 움직임으로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6명의 댄서들로는 김종기, 류장현, 박상미, 정주령, 조형준, 김호연이 나선다. 무대디자인 이윤수, 미디어아트 김태은, 음악 장영규(어어부프로젝트) 등 스탭의 면면도 화려하다.

글 윤현영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