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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에 대한 뒤늦은 행복한 보고서 <완득이>
주성철 2011-10-19

한국판 <굿 윌 헌팅> 혹은 <파인딩 포레스터>쯤 될까. <완득이>는 마치 하나로 화합할 수 없을 것 같은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같은 교실의 담임과 학생, 집에서는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옥탑방에서 살아가는 애매한 이웃이지만 사사건건 다투기만 한다. 물론 그 관계가 곧 행복하게 봉합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측 가능하지만 중요한 건 그 과정이다. 거칠기만 한 선생이 알고 보니 ‘개념선생’이고 불량학생처럼 보이는 완득이가 가족의 가치를 깨달아간다. <완득이>는 그 뻔한 과정을 사람 냄새 진득하게 보여준다.

고교생 완득이(유아인)는 등이 굽은 키 작은 아버지(박수영)와 언제부터인가 가족처럼 돼버린 삼촌(김영재)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 그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이 바로 담임 선생 동주(김윤석)다. 그러던 어느 날, 동주 선생이 그 존재를 전혀 모르고 살던 완득의 엄마(이자스민)가 어딘가에 살고 있음을 얘기해준다. 아버지뿐인 줄 알았건만 그에게도 필리핀 출신의 엄마가 있었던 것. 그렇게 엄마와의 서투른 만남이 시작된다.

김려령 작가의 인기 원작에 기대고 있지만 마치 그로부터 불쑥 튀어나와 생명을 얻은 것 같은 배우들의 앙상블로 인해 <완득이>는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다들 겉으로는 소심하거나 까칠해 보여도 마음 깊숙이 뜨거운 인간애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한 감독은 그런 다양한 관계들을 느끼하지 않게 가식적이지 않게 담아낸다. 또한 거기에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 단순한 가족의 화해를 넘어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뒤늦은 행복한 보고서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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